아날로그인 -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
서지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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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아하는 단어 ' 아날로그 ' !!! 그래서 내 블로그명에도 들어가 있는데, 요 단어는 글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작정 기분이 좋다.

<< 아날로그인 >> 요즘같이 추운 날 읽으면 딱 좋을 따스한 감성 에세이 한 권을 만나보았다.

 

독자들 가운데 아마도 40대 정도부터라면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잠시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아날로그풍의 물건들에 반가운 맘이 들꺼라 생각한다. 나처럼..

 

연필깎이가 취미이고 안단테 산책을 즐기는 저자는 영어를 가르치다 우리말 향수병으로 교단에서 내려왔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영어교사로써의 저자와 아날로그인인 저자의 분위기가 왠지 매치가 잘 안된다. 처음부터 작가의 길을 걸어왔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만큼 이 책에서 저자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고 글들이 사람의 마음을 참 편하게 해준다.

 



 

 

H.O.T파와 젝스키스 파로 거의 두 동강이 나다시피 했던 여고시절. 대학이라는 목표를 눈앞에 두고 그 어느 쪽 파에도 속하지 않았던 저자는, 20여년의 시간이 흘러 우연히 TV에서 완전체로 돌아온 H.O.T 의 콘서트에서 '오빠'를 외치는 중년의 아줌마들을 보면서, 여고시절에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렬한 소외의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맞아. 뭐든 다 시기가 있고 때가 있는 것 같다. 여고시절에는 여고시절에서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런 추억과 공감대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것 같다.

 

몽당연필을 이 책을 통해 참 오랜만에 만나본다. 어릴 때 몽당연필을 손으로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길이에 도달하게 되면, 볼펜대의 안을 비우고 거기에 껴서 쓰곤 했었는데 이 책 덕분에 그 추억도 정말 오랜만에 소환되었다. 샤프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그 감성이 연필에 담겨있음을 다시금 깨닫기도 한다.

 

가장 부러웠던 내용은 바로 '나의 반려서적, 한국문학전집' 이다. 중학교 때 저자의 엄마는 무려 한달치 급여에 해당하는 이 전집을 할부로 사 주셨는데, 몇 번의 이사에도 이 책은 무사히 살아남아 지금도 여전히 저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너무너무 부러워라 !!

나도 어른이 되고 나서 문득문득 어릴 때 너무 좋아했던 이런 전집들이 안의 삽화, 장면들까지 생생히 기억날 정도로 정말 그리워지곤 한다. 조금 커서 읽었던 '왕비열전' 시리즈는 가끔 중고서적에 나오지 않았을까 하고 뒤적이곤 한다.

그런 점에서, 반려서적을 품고 있는 저자는 정말 행운아가 아닐까 !!!

 

물질만능주의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편리한 생활에만 안주하지 말고 조금은 불편을 감수할 줄 알고 좀 더 천천히 인생을 살아갈 필요를 느껴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참 잘 만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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