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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 - 책이 나를 살린 순간
공백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책을 읽기 전의 삶과 읽고 난 후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 책의 주요 포인트이지만 가장 먼저 나 자신에게도 질문해보고 싶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기에 책을 읽기 전의 삶은 기억에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삶은 지루할 틈이 없고, 심심할 틈도 없다.
그렇다면 작가에게 있어서 독서 전후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저자는 북 크리에이터로, 유튜브 채널 ‘공백의 책단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북튜버를 운영할 정도라면 당연 책벌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왠걸 처음부터 책을 좋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참 궁금하다. 책과 친하지 않았던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 과연 어떤 계기로 책을 좋아하게 되는걸까? 어떻게 북튜버를 운영할 정도로 책이 좋아지는걸까?
언뜻 제목만 봐서는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독서 에세이일 꺼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의 내용 소개는 언제 나오려나 기다리고 기다려도 나오질 않는다. 특이한 책 !!
오히려 일상을 들려주는 에세이라는 느낌이 팍팍 전해지는데 읽다 보면 그 일상의 틈새에는 어김없이 책이 들어있다.
저자의 구글 드라이브에 빼곡히 담긴 책 속 명문장. 스스로 위로받으며 또는 글 중간중간 인용할 때 애용했던 이 문장들이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글 전체를 차지하게 된 걸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쓴 글이지만 자신의 글은 하나도 없는 글.
인용은 강력하고 간편했기에 창작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이용해 왔지만 그 의존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리고 그 인용을 멈추고 자신만의 창작을 비로소 시작했을 때 부담감과 두려움이 꽤나 컸을 꺼라 생각된다.
저자가 한 장에 모아준 책의 목록들 가운데, '키르케' 의 제목이 눈에 띄어 굉장히 반가웠다.
나에게는 그리스 신화의 흥미를 처음으로 안겨준 정말 고마운 책이기에..
그 외의 책 대부분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북튜버가 이렇게 책을 선정해주니 맘에 드는 책을 골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술술 읽히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많아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에세이를 만날 수 있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