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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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벽돌책도 술술 잘 읽힌다. 이번 소미미디어에서 너무도 예쁜 양장본으로 출간된 < 외사랑 > 도 무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벽돌책이지만 페이지 터너 벽돌책이니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어도 좋은 작품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예전에 < 짝사랑 > < 아내를 사랑한 여자 >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작품인데, 내용을 다 읽고 나면 이런 내용을 20년 전에 썼다는 사실과 특히나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뿌리박혀 있는 일본내에서 이 작품이 굉장한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이 의외이면서도 역시 게이고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세계관은 어디까지 뻗쳐 있는 것일까!!!

 

여성의 몸에 남성의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 남성이 되고 싶은 여성의 이야기. 그러나 사회적 편견 속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 본능 그대로 살아가고픈 마음에 처절하게 몸부림 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게 다가온다.

젠더, 동성애에 대해 그다지 거부반응이 없어 이러한 주제를 다룬 영화나 책도 즐겨 보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지금까지 만나왔던 것보다 훨씬 더 애처로운 내용들이 담겨 있다. 단순히 작가의 상상만으로 써내려갔다고는 보기 힘든, 어쩌면 이 소설에서 행해지는 이들의 방법이 실제로도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지는 않은지...

 

이러한 젠더, 성정체성의 내용에 살인을 접목시켜 추리와 미스터리의 재미, 그리고 청춘소설의 분위기까지 가세한 이번 작품은, 이렇듯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흘러가지만, 악인을 등장시키지 않으면서도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을 명확히 짚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게이고다운 스토리이다.

성정체성으로 방황하고 고뇌하는 인물들을 바탕으로, 학창시절 함께 땀흘렸던 멤버들의 우정이 성인이 되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 등장인물들의 색깔있는 행동들도 인상적이다.

 

최근에 어떤 항공사 예약 사이트에서 성별을 체크하는 부분에서, 여성, 남성, 중성의 세 개로 분류되어져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 책이 절로 떠올랐었다. 시대가 점점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던 게이고의 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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