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근데 그게 맞아?
이진송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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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에 독특하면서도 인상깊었던 에세이 < 어제 그거 봤어? > 라는 책이 떠올랐다. 그 책도 역시 상상출판에서 출간된 책이었는데 그 책이 대중문화를 대부분 여성주의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한다면, 이번 책은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유상철 감독님이 돌아가셨을 당시 박지성 이사장이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빈소에 조문을 못간 사실에 대해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비난이 이어졌던 사실에 대해, 저자 또한 특정한 날 특정 해시태그를 달지 않았다는 이유로 타인으로부터 비방의 메세지를 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현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인증샷의 부조리함, 개인의 슬픔까지 대중에게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현대사회의 병폐를 콕 찝어 비판한다.

 

< 가족 오락관 > 에서 시작된 이후 오락 프로그램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게임, 즉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헤드폰을 쓰고 옆 사람이 말한 글자를 전달하는 게임, 실제로 안 좋은 사건 이후 고막이 터져 난청이 심한 김종민의 이러한 장애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바보'의 캐릭터로 이용된 점, 눈 감고 상자 속 물건 만져서 맞히기 등의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서, 대중들이 그저 웃으며 즐기는 그 장면들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큰 아픔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한 편의 추리영화를 보는 듯 묘한 공포감을 조성하며 계속 보게 만드는, 그래서 은근 매니아가 많은 < 그것이 알고 싶다 >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분명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임에는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대중성을 무시할 수 없기에 적정 수준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는 점. 그렇기에 누군가에게는 두렵고 아픈 사건이고 현실일 수 있음에도 과장되게 충격적이고 공포스럽게 연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빼놓지 않는다.

 

이 책에서 특히나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꼽아봤는데, 그 외에도 < 시맨틱 에러 > < 사이코지만 괜찮아 > < 슈퍼맨이 돌아왔다 > 등 다양한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그 속에서 대부분 간과하고 지나가는 부분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판한다.

 

점점 더 자극적이고, 더 유치하고, 더 노골적이고 선정적이어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주목을 받는 현대사회의 대중문화를, 시청자들이 얼만큼 똑똑하고 날카롭게 바라보고 지적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중문화가 좀 더 수준높게 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가능성의 초석이 될꺼라고 생각한다.

 

' 재미를 위해 착취되고 희생되는 존재가 없는, 그럼에도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괴상한 작품이 잔뜩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는 저자의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면서도 공감이 간다. 이 책의 전체를 대변하는 한 문장인 듯 싶다.

건전하고 건강한 비판의 시각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

 



 

[ 상상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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