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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 유튜버 하루데이가 기록한 낭만적인 도시 풍경
하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8월
평점 :

5년차 뉴요커가 이방인과 생활인의 중간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뉴욕의 모습과 실생활을 들려주고 있다.
세련되고 화려한 비싼 도시 뉴욕이 이토록 따스하고 정감 넘치는 분위기를 풍길 수 있다니,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일세.
그러나 사실, 뉴욕의 생활을 들려주는 첫 페이지부터 뉴욕에 확 끌리지는 않았다.
유럽의 대부분이 그렇듯 뉴욕도 주택의 대부분은 정말 오래된 건물인데다가 집에 세탁기 설치는 당연히 안되고, 건물에 공동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에어콘도 간신히 바람만 나올 정도의 연식이 된 에어콘이지만 그나마 이것만도 감지덕지하다.
오물과 쓰레기가 널려있는 지저분한 지하철. 비싼 집세와 물가 등등 생활하기에는 진짜 불편한 도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거의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팁문화는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다 팁을 요구하는 문화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팁만큼 시급이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팁은 종업원에게 필수요소라고 하지만 저자 말마따나 아니 왜 팁과 시급을 연결해서 책정하는걸까..아무리 생각해도 팁문화가 없는 우리로써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 것 같다.
차라리 내가 오래 살았던 나라처럼, 정말 서비스가 좋어서 절로 주고싶은 마음이 들면 후하게 주고 그 반대이면 당연히 안줘도 되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적절한 듯 싶은데...
그럼에도, 이렇게 오래 되고 깨끗하지 못하고 비싼 물가의 뉴욕을, 왜 저자를 비롯한 사람들이 이 뉴욕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뉴욕에 빠져 사는걸까..
이 책을 통해 뉴욕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서 인상적인 부분 가운데 하나는 홈리스를 대하는 뉴요커들의 태도와 마인드이다.
홈리스들에게 기부도 많이 하고, 집 근처 홈리스들과는 인사도 나누고 스스럼 없는 대화까지 나눌 정도로 하나의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가장 비싼 맨해튼 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의 센트럴 파크는 확실히 뉴욕을 대표할 만 하다.
센트럴 파크 안 9,000 개가 넘는 벤치에는 다양한 사연을 담은 동판이 붙여져 있는데. 일정금액을 기부하면 원하는 문구를 동판에 새겨 평생 남겨둘 수 있다고 하는데 꽤 운치있고 정겨운 느낌마저 든다.
뉴요커들이 그렇게나 수다를 많이 떠는구나. 나는 프랑스 사람이나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화, 수다를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차가운 분위기의 뉴요커들이 그럴 줄이야.. 눈만 마주치면 시작되는 뉴요커들의 스몰 토크 이야기는 이러한 그들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준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뉴욕 생활기. 차갑게만 느껴졌던 뉴욕이 굉장히 따스하고 감성적인 도시로 탈바꿈한 듯 하다.
아 진짜 요즘은 또 뉴욕에 꽂혔네. 책에 담긴 사진들도 어찌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풍기는지..
지금 이 시간에도 뉴욕의 어느 카페에서 다양한 커피를 골라 마시며 뉴욕의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저자가 무지무지 부럽다.




[ 상상출판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