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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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미컬한 제목이 노래를 부르는 듯 경쾌하기만 하다.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두 남녀 주인공과 그들 주변의 괴짜 등장인물들, 스토리 전개도 분위기도 무척이나 독특하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인 검은 머리 아가씨의 행동을 보고 내숭이 너무 심하다 싶었다. 어쩌면 이 정도로 힌트를 줘도 전혀 눈치를 못챌까?? 만약 내숭이 아니라면, 여자의 촉 이라는게 이 아가씨한테는 아예 존재하지를 않는 듯 너무 둔한거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 여자 후배 귀엽기도 하고 그 어느 술고래 못지 않는 주량에는 혀를 내두르게도 된다. 자신을 성추행하는 남자에 대해서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오히려 안쓰러워 하는 장면은 그다지 맘에 안들지만, 책도 좋아하고 연극도 좋아하니 또 왠지 이미지가 달라보이기도 하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순진한 여대생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우 독특한 캐릭터의 여주인공이다.

 

이 검은 머리의 매력적인 후배를 짝사랑하는 주인공 '나' 는 고백도 못하는 순진무구파이면서 약간의 허세파형 !!

그래도 그 열병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나름 머리를 굴려 우연을 가장한 만남의 기회를 자꾸 마련하면서, 그녀 주변에서 얼쩡거리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방은 전혀 눈치를 못채니 읽는 내가 다 안타까울 정도 !!

 

황당한 상황전개에 처음에는 다소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생각을 내려놓고 이야기 속에 빠지니 또 그 황당함이 이 책의 매력인 듯 싶다.

등장인물 가운데 한명인 도도가 작은 돈을 마련해서 빚쟁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자신의 애장품들을 규방조사단의 경매에서 팔아치우려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도도가 설명하는 규방조사단이란? 남녀상열지사에 관련된 물품들( 섹스토이, 포르노 필름, 춘화 등)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클럽, 문화유산이라고 까지 일컫지만 주인공이 보기에 그건 한마디로 말해 변태들의 모임인것 밖에 안된다.

이런 내용도 천연덕스럽게 대화로 주고받는다.

 

그런데, 이 책 읽은 적이 없는데 왜 제목이 이다지도 낯이 익는 건지..하고 찾아보니 애니 원작이었구나.

언젠가 애니 예고편을 언뜻 본 기억이 난다. 이런 분위기의 일본 애니 참 좋아하는데 이렇게 원작을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소설의 배경은 그야말로 '일본' 의 분위기를 너무 잘 살린 듯 하고, 판타지 요소도 있는데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애니로 봐야 더 맘에 확 와 닿을 것 같다.

 

 

[ 작가정신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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