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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큐레이션 - 에디터 관찰자 시점으로 전하는 6년의 기록
이민경 지음 / 진풍경 / 2022년 7월
평점 :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가장 가까운 나라임에도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은 너무도 달라 종종 깜짝 놀라게 하는 일본, 나로써는 오랜 관계를 맺어왔기에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나라 일본에 대한 멋진 책 한 권을 만나보았다.
이 책에서 6년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저자는 도쿄라는 한 도시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느끼고 바라보며 구석구석 유니크하고 멋스러운 숨은 공간과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인 외국생활기 내지는 정착기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느낌인데 뭐랄까..읽고 있는 나의 눈높이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 것 같은품격있는 에세이라고 하면 맞으려나? 그래도 중간중간 도쿄 생활자로서 바라보는 도쿄의 분위기, 로컬들만 알 수 있는 숨은 맛집 등 알짜배기 정보도 결코 놓칠 수 없다.
한 장 한 장, 소개해주는 한 곳 한 곳을 아껴가며 감상했다.
일본 특유의 단아함, 정갈함이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지는데, 저자가 일본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하고 있지 않아 더욱 좋다.
오쿠라 집고관의 한 구석탱이에 외롭게 서 있는 우리나라의 석탑을 이야기하며, 오쿠라 기하치로라는 개인이 일제시대 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엄청난 양의 문화재를 일본으로 무단반출한 일을 이야기하며, 일본의 많은 것을 좋아하고 존중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들이 똑바로 알아야 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주장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로써 이런 부분을 이야기할 거라고 얘기하는 저자가 새삼 멋지다.
국립근대미술관의 대나무 아트를 보면서 과거보다 현재,미래가 기대되는 장르임을,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성이 엿보이는 아트로 조선백자,나전칠기에 조각보와 보자기를 올리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이 참 멋지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베르그라는 곳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저자는 이 곳을 어른을 위한 스낵 바 !!! 라고 나름대로 애칭을 지으셨는데 특별한 것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주변에 널려 있는 패스트푸드점이 아니라 혼술이나 혼밥의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묘사되고 있다. 맥주나 와인 한 잔에 독일식 소시지, 햄, 살라미, 빵 등이 제공되는 심플한 아침식사메뉴. 바쁜 아침을 시작하기 전 잠깐 머물며 숨을 고를 수 있는 곳. 기억해둬야지.
저자가 오랜 기간 잡지사의 패션 에디터로 일해서일까..책에서 굉장한 미적 감각이 느껴진다. 더불어 고급진 편집이 이 책의 소장요구를 마구 불러일으킨다.
좀 더 특별한 일본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이 한 권의 책이 큰 가이드 역할을 할꺼라 생각한다.
새로 생긴 1인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한 책이라는데 출판사 이름도 예쁘고 첫 책이 이렇게 멋지다니..사장님이 굉장히 센스가 있으신 분 같다.
진풍경 출판사의 앞으로의 책들도 기대해본다.


[ 진풍경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