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그림 산책 - 소소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명화 에세이
이영춘 지음 / MiraeBoo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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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다 보니 미술 에세이를 연달아 읽게 되었다. 앞서 읽은 책이 다소 객관적이고 분석적이라면 이번 책은 소소한 일상 속에 녹아드는 편안한 명화와의 만남이다. 마치 옆집 아저씨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같다.

 

사람마다 지친 하루에 활력을 더하는 방법은 제각각일텐데 저자처럼 그림을 보면서 하루를 평안하게 마무리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꽤 괜찮아 보인다. 다만, 아직 서툴기만 해서 마음만 앞서는데 그런 나에게 이렇게 일상과 명화를 함께 할 수 있는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확실히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 > 이라는 작품을 예로 들면, 최근에 읽은 미술 에세이 3권에 이 그림이 매번 등장했는데, 어떤 계기로 이 그림이 맘에 확 와 닿았고 그 후로 이 그림이 눈에 더 잘 들어온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최근의 책에서만 이 그림이 내리 등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자일 것 같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다른 그림들에 가려져 그다지 내 기억에 남지 않다가 한번 꽂힌 후에는 계속 이 그림이 먼저 눈에 띄는 것 같다.

 

흔히 명화 이야기를 만날 때면 외국 명화만 소개되기 일쑤인데, 저자가 소개하는 많은 그림들 가운데에는 윤두서의 '나물 캐는 두 여인'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변상벽의 '묘작도' 등 우리나라의 작품도 간간히 보여서 무척 반갑다.

 

저자는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전문적인 지식보다 마음으로 하는 감상이 진정한 감상이라고 말한다. 거창하게 전문적인 지식을 동반해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냥 작품 자체를 보면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상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평범한 일상 이야기 뒤에 이어지는 명화의 소개는 아주 마음 편하게 읽힌다.

 

갑자기 땡기는 커피를 마시며 문득 떠오르는 마티스의 < 이카루스 > , 에어팟 소동으로 소통의 부재를 경험하며 생각하게 되는 반 고흐의 < 귀를 자른 자화상 >, 얼마 안 남은 치약을 짜내면서는 수잔 발라동을 떠올린다. 하루 30분 산책하면서는 클림트의 < 캄머성 공원의 산책로 > 를, 아내와 공동육아를 하면서 잠이 부족한 현실에서 너무도 부러운 그림으로,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 잠 > 을 언급한다.

이렇듯 마치 소소한 일상 에세이를 읽는 것 같다. 꼭 그림이 주가 아니어도 좋지만, 그림이 있어서 더 좋은 느낌 !!!

편한 그림 에세이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책이다. 다만 수록된 작품들 중 많은 양이 크기가 작은 건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 미래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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