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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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스토리 > 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현대영미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저자의 이번 소설 또한 부커상 최종 후보로 올랐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작품성이 뛰어난 소설일 꺼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 읽고 난 느낌은 역시 수상작에서 느낄 수 있는 무게감이 있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이 책의 장르는 딱 한가지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에 책소개만 읽고는 자연, 동물 등의 환경을 주로 하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그보다는 훨씬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소설, 성장소설, 천문학소설, 근미래 SF소설 등 묵직한 소재를 다 다루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잔하면서도 따스하고 슬프면서도 감동이 느껴진다.

 

아스퍼거 혹은 강박장애, ADHD 라는 다양한 병명을 진단받은 9살 로빈이 바라보는 세상은 무척이나 순수하고 단순하면서도 이런 증세의 아이들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천재적인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

외계생물체를 찾는 우주생물학자인 아빠와 동물권 활동가였던 엄마의 피를 이어받아서일까, 어린 로빈은 조류학자가 꿈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은 이런 병명을 달고 살아가는 로빈에게도, 이러한 통제불능의 아들을 혼자 키우는 아빠 시우에게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사랑하는 엄마의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한 죽음과 이어진 반려견의 죽음으로 감정적으로 더 불안해진 로빈을 위해 아빠는 학교를 장기 결석하면서까지 자연에서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어린 아들에게 약물치료만을 고집하는 학교의 제안을 물리치고 죽은 아내의 친구였던 신경과학자의 조언으로 신기술의 치료를 받기에 이른다. 아들의 독특한 성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아빠의 노력이 참 맘에 와닿는다.

 

로빈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는 너무도 위태하기만 하다. 로빈의 주변인물들은 평범하지 않은 로빈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이해하지 못하고 왕따도 시키지만, 정작 로빈의 눈에는 이기적이고 자연을 파괴하는 일반인들의 모습과 행동이 얼마나 이상하게 보여질까..

 

열린 결말로 끝나는 이 소설은 독자가 어떻게 마무리짓느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지만, 아주 절망적으로 느껴지진 않아서 슬프지만 희망이 보이는 슬픔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열린 결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소설의 결말은 내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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