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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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영화의 원작이 있으면, 가능한 원작을 먼저 읽고 좋으면 영화를 찾아보는 스타일이다. 영화를 먼저 보게 되면, 책으로 만났을 때 나만의 상상력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자꾸만 영화의 이미지가 연결되어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질 않기에..

그런데, 가끔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봤을 때 그 감흥이 더 새롭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파이 이야기'처럼 또 다른 예외의 경우도 있다.

 

사실, 파이 이야기는 10여년 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조금 지루하기도 하고 말이 안되는 상황이기도 해서, 겨우 읽기를 마쳤던 것 같다. 그리고 몇 년 후 우연히 영화로 보게 되었는데, 책을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너무 흥미롭고 그 좁은 배에서 호랑이와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 소년의 상황에 은근히 가슴 졸이며 보게 되고, 뒤늦게 원작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었는데, 기쁘게도 이번에 작가정신에서 새롭게 출간된 개정판으로 읽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같은 책인데, 그 때와 지금의 느낌은 너무 다르다. 예전에 이해하기 조금 어려웠던 내용들이 쉽게 다가왔고, 절박한 상황이 머리 속에서 그려지며 아주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왜 이 책이 출간된 지 18여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로빈슨 크루소' '걸리버 여행기' '백경' 을 잇는 최고의 모험소설로 평가되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원작을 읽으니 확실히 영화로 느껴졌던 부분보다 훨씬 더 감성적이고 디테일하게 다가왔다.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한 배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주인공 인도 소년 '파이 파텔'의 227일간의 태평양 표류기는, 절망과 희망의 극과 극을 왔다갔다하며 독자로 하여금 '인간의 삶의 의지' 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 배에서 호랑이와 단 둘이 남은 그 공포감은, 망망대해에서 홀로 남겨지는 외로움, 고독감을 넘지 못한다.

그리고, 호랑이로부터 매순간 살아남아야 한다는 그 목표가 주인공 파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삶의 목표와 의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이 엄청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기독교,이슬람교,힌두교를 다 믿는 파이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하지만 강인한 종교의 믿음이 뒷받침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예전에는 다소 황당하다고 느꼈던 이 파이 이야기가, 이번에는 '정말로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다니..

나처럼, 혹시 처음에 이 책에 실패한 사람이 있다면 영화로 만나보고 다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좋은 책을 어떤 경유로든 놓치지 않고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 작가정신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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