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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저자의 소개가 가장 먼저 눈에 띄다.
부모의 이혼 이후, 12살의 나이차가 나는 베트남 여성이 새엄마가 되고 고등학교 중퇴, 검정고시로 한국 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미국에서 영어를 제2외국어로 쓰는 다양한 외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일본으로 건너와서는 대학교에서 일본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에 대한 이야기는,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부분이기에 저자의 이야기와 생각 하나하나가 다 공감이 가고 너무도 마음에 와 닿았다.
영어는 지구상에서 제 1언어로 구사하는 사람보다 제 2언어로 구사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언어인만큼,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전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도 이 영어의 속박에서 벗어나질 못하는데 도대체 영어를 배우는 시기만 해도 총 몇 년인걸까? 그래도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머리 속에서는 온갖 문법을 갖춘 완벽한 영어문장을 떠올리기 일쑤이니..
사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용했던 영어횟수보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1년간 사용했던 영어의 횟수가 많았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영어를 사용하는 직업 외에는 실제로 영어를 써먹을 기회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저자의 말마따나 영어를 완벽히 구사할 필요는 없다. 모두가 제각각 익혀온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창피해 할 필요도, 주녹들 필요도 없다. 대부분은 영어가 다 제 2 언어를 사용한다는 동등한 입장이기에..발음 또한 우리한테 익숙한 영어식? 미국식? 그런 발음은 10%도 안되는 것 같다.
인도식, 싱가폴식, 네덜란드식, 프랑스식, 말레이시아식, 일본식 발음이 다 제각각인데 그들은 그런 자신들의 발음에 자신만만하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저자가 언급하는 내용들을 읽으면서, 참 글을 잘 쓰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미국과 일본에서 제 2 언어로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으로써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자를 대했던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처음에는 조금 의아한 부분도 있었는데 (특히나,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에서) 저자가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수업방식과 영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등을 접하면서는, 저자한테서 영어를 배운 학생들은 큰 도움이 되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실제로도 학생들은 저자의 수업에 높은 점수를 주었고..
한국과 미국과 일본을 오고 가면서, 한국어와 영어와 일본어를 구사하면서 실제로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힘들어하지만, 어쩌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자산이 될 꺼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저자는 너무 젊은 30대이니..영어와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좌절도 겪었을 테고, 부당함과 무시도 피할 수 없었을 테지만, 이 정도로 언어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밑바탕이 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언어를 배우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듯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영어와 영어공부, 영어의 다양성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 영어를 아무리 공부해도 입에서 안 떨어지는 사람, 그리고 외국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아주 좋을 책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다문화 가정, 외국생활, 다양한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 한겨레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