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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살아보자 - 풀꽃 시인 나태주의 작고 소중한 발견들
나태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평점 :

나태주님의 이름은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작 작품은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아마도 시라는 장르가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기에 쉽게 접근을 못했던 것 같다.
이번에 처음으로 만난 저자의 작품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시가 아니라 에세이이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서는 에세이라 읽기 좋겠구나 싶었다.
더군다나 시인 세월 50년, 인생 예찬 50년이 기록이 담긴 책이라고 하니 나보다 훨씬 더 사신 분의 인생 이야기. 읽기 전부터 왠지 맘이 푸근하다.
시인이 쓰신 에세이라 그럴까. 옛스럽고 정겹고 간혹 생소한 단어들이 눈에 띈다. 아뜩하다, 호숩다, 헙수룩하다, 허방지방 등등..사투리인가 싶기도 해서 찾아도 봤는데 대부분이 엄연한 표준어인듯 싶다.
책의 내용 가운데 '시'에 대한 견해가 참 공감이 간다. 사람들이 시를 읽지 않고, 시집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읽지 못하게 시를 쓰고, 팔리지 않게 시집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시는 결코 고고한 그 무엇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짧게, 단순하게, 쉽게, 감동을 담아 씌여진 시라면 독자들이 마다할리가 없다고 하신다.
아 ! 이 문장들을 읽고 나니, 내가 지금까지 시라는 장르를 멀리하면서 자연스레 나태주 님의 작품도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도 죄송한 마음 뿐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의 시라면 꼭 읽어보고 싶어진다.
사인을 해달라는 마음 자체가 고마워서, 때로는 조심스럽고 송구스러워서 한사람 한사람 정성껏 사인을 해 줄 수밖에 없다고 하신다. 내가 받은 이 책에도 나태주님의 사인이 들어있다 '우리, 멀리 함께 갑시다' 2022년 새싹 올라올 무렵 나태주 드림' 이라고...
물론 이 사인은 내가 직접 부탁해서 받은 사인은 아니지만, 왠지 나태주 님의 이러한 마음이 담긴 듯해서 소중하게 느껴진다.
최근에 읽었던 박완서 님의 에세이도 그렇고, 이번 나태주 님의 에세이도 그렇고, 문학계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노장의,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마음과 그로 인해 탄생한 작품은, 독자로서 전해지는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이번 기회에 '시'라는 것을, 쉽고 간결하고 소박하고 따스한 시를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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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