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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평점 :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과 유머러스러운 표지에 반해서 읽게 된 책이다.
대학교에서 '개소리 연구소(Bullshit Studies Lab)를 운영중인 사회심리학자가 쓴 이 책에서는 정보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현명한 소비자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말이지 뭘 하나 구입하려고 해도, 어찌나 종류도 많고 브랜드도 다양한지, 게다가 현혹스러운 홍보 문구까지 더해져 나중에는 다 그게 그거 같고, 꼼꼼히 살펴보고자 하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결국에는 지쳐 '아무거나' 혹은 '리뷰 많은' 쪽으로 선택하곤 한다.
평소, 나는 결정장애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또 이게 바로 결정장애인가 싶기도 하다.
최고급 와인과 저렴한 와인의 실질적인 맛의 차이는 와인 전문가들조차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최고급 와인이 결코 맛이 최고인 것이 아니라 와인의 홍보, 브랜드명, 포장 등에 의해 맘대로 정해진 것이다.
화장품의 경우도 비슷하지 않을까? 비싼 화장품이 과연 뛰어난 성분을 함유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었는데 이런 생각도 화장품 개소리에 현혹되지 않은 올바른 소비자의 태도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일본사람들은 한국 화장품이 최고인줄 알고 엄청난 구매를 하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일본 화장품이나 외제 화장품의 선호도가 강한 걸 보면, 어떤 특정 화장품이 절대적으로 좋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요즘 어디서나, 어디에나 적용되는 MBTI. <포춘> 선청 100대 기업 가운데 80여개 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때도 이 MBTI를 적용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가장 공인된 성격 테스트인데, 애초에 심리학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오락실 게임용으로 고안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런 것들을 맹신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갑자기 너무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런 소비자의 심리와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는 저자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말을 '개소리' 로 간주하면서 여러 다양한 예를 들어 우리가 얼마나 다양하고 흔해 빠진 개소리에 휘둘러 생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이런 개소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내용이 좀 더 전문적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꽤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도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고 있다.
p.s : 내용에 개소리 라는 단어가 정말 정말 많이 나온다. 원서 자체에도 당연히 이 단어 Bullshit 가 엄청 등장했을텐데 원서로 읽는 사람들한테는 '개소리'라는 한글만큼 거부감이 크지는 않을까...이 한 단어로 인해 내용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던 점은 조금 아쉽다.
[ 오월구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