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한옥집 - 내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안녕, 시리즈 1
임수진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한 권의 책은 나에게 타임머신과도 같았다.

읽는 내내 저자가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낸 그 한옥집의 추억에 나도 덩달아 빠져 버렸다.

 

 

책 속의 에피소드들은 나의 어린 시절을 소환하고 있다. 오랫동안 잊고 지내왔던 아련한 추억들이 하나둘씩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무척이나 행복하고 짠 한 느낌이다.

이빨이 흔들릴 때마다 실을 감아 뺐던 추억. 그러고 보면 이 방법은 그 시대에는 어느 집에서나 다 통용되었었나보다.

나도 저자만큼이나 무서운 추억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또 무서운 추억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재래식 화장실 !!!

동네 꼬마가 자기집 재래식 화장실에 빠져 죽었던 사고를 들은 이후(지금 생각하면 풍문인지 사실인지 불확실하지만) 더욱 무섭기만 했다.

추운 겨울 찹쌀떡 메밀묵 아저씨의 소리는 지금도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추억의 목소리이다.

전설의 고향, 겨울 장독대, 피아노 레슨, 마스게임과 계주, 김밥의 추억이 담긴 운동회, 종이인형, 마론인형, 너무도 귀하고 비쌌던 전집들, 할머니 방의 그 퀘퀘하면서도 그리운 냄새...

 

 

책을 읽으면서 엄청나게 말괄량이 내지는 에너지가 철철 넘쳐났던 저자의 어린 시절 모습이 상상이 가서 절로 웃음이 나온다.

팔팔 끓는 솥뚜껑 위에 앉아버린 사고, 그 와중에 팔까지 동시에 부러진 사고하며..엄마 몰래 떡 썰다 손가락을 썰어버리고, 예쁜 큰언니가 하는 것마다 질투심에 불타오르던 그 순수했던 어린이의 마음하며..

어찌나 사건사고도 많고, 푸근한 이야기도 많은지 너무도 재밌다.

교사로 일하시던 엄마 대신 어린 시절 내내 손녀들을 키워주신 할머니가 처음엔 당연히(왜 당연히인지는 모르겠지만) 외할머니인줄로만 알았는데, 친할머니셨네.

저자한테는 포근하고 다정한 할머니의 기억이겠지만, 저자의 엄마는 그 시절 완벽하기만 하셨던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마침 엄마네서 자는 날 이 책을 들고 가서 저녁 식사후에 읽었는데, 읽으면서 책에 나온 추억 이야기도 하고, 엄마도 무척이나 반가워하시면서 나 다 읽으면 이 책 꼭 빌려달라신다.

한때, 7080 음악회나 응답하라 1988 시리즈로 무척이나 행복했었는데, 또 이 책 덕분에 오랫만에 다시 추억에 잠겨볼 수 있었다.

 

 

 

 

[ 아멜리에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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