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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다시 제주였으면 좋겠어 - 그림으로 남긴 순간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제주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드로잉 감성에세이가 상상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각별히 사랑하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할 것 같다. 그것이 국내라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으니까..
저자는 학창시절, 우연한 기회에 제주도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제주도를 향한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그 후, 틈만 나면 제주도로 날아가 구석구석 제주의 숨은 곳을 알아가고, 그 아름다운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픈 마음에 제주도의 드로잉을 시작하게 된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원에서 여행 드로잉 작가로의 변신이 꽤나 인상적이다.
친절하게도 이러한 풍경 드로잉을 하기에 적당한 연필, 만년필, 펜, 물감 등이 책 첫머리에 자세히 소개되고 있어, 평소 이러한 드로잉을 해보고 싶었던 독자에게는 한번쯤 시도해보고픈 마음을 일게 만들 듯하다.
제주도는 나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듬뿍 담긴 곳이다.
조부모를 비롯해서, 이모, 이모부, 친척들이 다 제주도에 사셔서, 초등 때는 매년 여름방학 때마다 제주도에서 있다 오곤 했었다.
그래서 제주도 하면 지금처럼 관광인으로 북적거리고, 개발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모습이 아니라, 돌하루방, 돌담, 귤과수원으로 가득찬 시골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어린 시절의 추억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순박하고, 고즈넉하고, 사진 에세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스한 이미지가 다시금 느껴진다.
맞아. 제주도의 본모습은 이러했었지 !!!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를 사랑하고, 제주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된 것은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왠지 나만의 아지트를 뺏긴 듯한 느낌이 들곤 했었고, 그래서 성인이 된 이후로는 제주도를 일부러 외면하곤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갑자기 제주도로 부~웅 날아가고만 싶어진다.


부종휴 선생의 이야기는 매우 놀랍기만 하다.
1945년 국민학교 교사로 부임 후, 30여명의 어린 학생들과 함께 오로지 횃불과 짚신에 의지해서 제주도 동쪽 탐사를 하셨고, 그 결과는 놀랍게도, 지금은 너무도 유명해진 만장굴과 그 외 자연유산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오로지 제주도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중등,고등학생도 아닌 초등학생들과 함께 전문장비도 없이 탐사를 실행했다는 사실에, 선생님도 그 꼬마들도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책 속에는 제주도의 관광지역 뿐만 아니라 소박한 골목길, 바닷가, 돌담벼락 등 일상의 모습도 듬뿍 담겨있고, 보너스로 각 지역의 카페, 음식점, 서점 등도 그려져 있어서, 꽤나 알차다.
너무도 오랜만에 예쁜 그림과 함께 다시 만난 제주도 !!!
조만간 제주도를 찾고 싶어진다. 이 책에서 소개된 예쁜 카페와 소서점들도 꼭 방문해보고 싶다.
[ 상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