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손님

심야의 손님 - 오쿠라 데루코 단편선
오쿠라 데루코 지음, 이현욱 외 옮김 / 위북 / 2021년 10월

'심야의 손님'은 일본 최초의 여류 탐정 소설가이자 일본의 에거서 크리스티로 불리는 '오쿠라 데루코'의 단편집으로, 나쓰메 소세키 밑에서 공부했다는 점만으로도 다소 생소한 이 작가의 작품이 갑자기 궁금해진다.

이 작품 속에는 총 7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일단 제목부터가 마성, 요물, 영매, 심야.. 이런 단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다가 표지마저 으스스해서, 굉장히 오싹하고 무서운 분위기일꺼라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그런 쪽으로 드러내놓고 무섭지는 않다.

고전 추리소설을 읽을 때의 느낌이랄까...

요즘 나오는 장르소설은 하도 잔인하고, 점점 자극적인 소재에, 트릭과 반전도 강도가 높아져서 장르소설 매니아들은 이제 왠만한 내용이 아니고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소설이 주는 맛이 새롭게 느껴진다. 

다소 투박하고 담백하고 단순하면서도 자꾸 다음 이야기를 읽게 되고, 복잡하게 머리를 쓰지 않고도 작품 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지와라 후작의 외아들 실종사건에 얽힌 사건의 전말 << 영혼의 천식 >>, 육감이 아닌 제 7 감각으로 남편의 일거수 일투족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아내와, 그런 아내의 영매 능력에 숨막혀하던 남편이 저지른 사건 << 마성의 여자 >>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이야기에는 일본의 귀족이 등장하는데, 이 작품이 씌여질 당시의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책이 얇아서 금새 읽히지만 그 특유의 기이한 분위기가 읽을 때보다, 읽은 후 오히려 오래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