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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 40년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
전지은 지음 / 라곰 / 2021년 10월
평점 :

41년간 5만여 명의 환자를 만난 미국 콜로라도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 빛나는 반짝이는 마음들
처음 이 문구를 접했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책의 저자가 미국 간호사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책을 받고 저자 소개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한국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기 나라에서 41년간 간호사로 근무했어도 힘들텐데, 낯선 타국에서 그것도 중환자실에서 오랜 세월 근무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환자실에서 20여년을 근무한 후, 11년을 케이스 매니저로 일한 저자는, 그 곳에서 만났던 수많은 임종 환자들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감정들, 제각각의 슬픈 사연들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케이스 매니저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는데, 의료보험 상황, 입원 환경 체크, 퇴원 후 환경체크 등 환자의 모든 것에 대해 상담해 주는 이 특별 간호사의 역할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을 읽으면 참 많이 슬픈데, 다행히도 이 책은 슬픔과 잔잔한 감동이 잘 어우러져,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읽는 동안 죽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점점 연로해지시는 부모님도 아른거리고, 큰 고통없이 죽는 것, 가족들 품에서 외롭지 않게 죽는 것도 복이라는 생각도 하고..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다.
모든 죽음이 다 슬프지만, 특히나 자녀의 죽음은 부모에게는 너무도 큰 아픔이다.
이 책에서도 몇몇 자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특히나 말기암에 걸린 이모를 엄마와 병문안 온 소년이, 잠시 서핑을 하던 중 해초더미에 빨려들어가 결국에는 죽음을 맞게 된 사연을 접하고, 그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오랜 세월 외국에서 지내면서, 고국과의 인연을 끊고 살아가던 한국환자들, 영어가 서툰 한국환자들 곁에서, 많은 도움과 힘이 되어 준 저자를 보면서, 이런 것이 천직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이 직업을 내려놓으셨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타인을 위해 살아온 그 시간만큼, 앞으로는 자신을 돌보며, 여유있는 삶을 사실 수 있겠구나.
그동안 참 많이 애쓰셨어요 ^^

[ 타인의 취향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