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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이집트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소설인 듯, 에세이인 듯..
분명 에세이이고 저자의 회고록으로 되어 있는데, 읽는 내내 소설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요즘 영화 '듄'으로 인기몰이중인 영화배우 '티모시 샬라메' 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영화의 원작도 꼭 읽어보고 싶던 참에 저자의 회고록 출간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책소개를 읽어 보니, 어렴풋하게나마 영화의 느낌이 전달되는 듯 해서, 원작보다 이 책을 먼저 만나보는 걸로...
저자인 안드레 애치먼이 자신의 10대 중반까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쓴 이 회고록에는, 자신의 조부모, 부모, 그리고 가족과 연관된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거의 40여년 전 추억을 마치 어제일처럼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회상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다소 괴짜이고 허풍스럽기까지 하지만 사업수완도 좋고 생활력이 매우 강한 빌리 할아버지, 100세 파티를 열 정도로 그 당시 기준으로 보면 엄청 장수하신 증조할머니, 한동네 살다가 나중에 사돈지간이 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청각장애를 가진 어머니, 음악을 사랑하는 숙모, 작가의 어린 시절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었던 가정교사, 한 가족처럼 오랜 시간 함께했던 가정부와 하인 등으로 구성된 대가족에 대한 다양한 추억과 함께, 그 당시의 유대인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까지 느껴볼 수 있다.
재산 몰수, 추방 등 이들 가족도 유대인으로써 겪어야 했던 고난과 부당한 대우를 겪지만, 저자가 가족과 함께 했던 그 어린시절의 추억은 그저 아름답고 아련하기만 하다.
읽는 내내 영화 속 엘리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 회고록을 읽고 나니, 저자가 실제 경험했던 그 황홀했던 자연의 아름다움, 따사로운 햇살, 바다 내음, 감미로운 음악들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갔음을 알게 되었다.
이집트라는 나라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었는데, 저자가 그려낸, 저자의 추억 속 이집트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집트의 이미지가 순간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 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