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읽어보는 국내소설이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이번 한 달 내내 인문학 위주로 책을 읽었던 터라 이 책은 상대적으로 아주 술술 읽혔다. 

국내소설은 그다지 많이 읽지를 않아서, 그 많고 많은 책들 중에 재미난 것을 선택하기도 힘들고 해서 주로  OO 수상작.. 이런 것만 주로 골라 읽곤 한다. 

이 책은 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다. 

 

처음 간략한 책소개만 얼핏 보고서는, 60대 후반 꼰대영감이 스페인으로 날아가 그 곳에서 스페인어도 배우고, 플라멩코 춤도 배우고 ..그런 내용인줄 알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 책의 주가 되는 것은 낯선 나라 스페인에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한 노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은퇴 후 막막한 자신의 노년의 삶을, 40대에 죽을 고비를 넘긴 후 기록한 청년일지를 발견하고 나서, 그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동시에, 이혼 후 만나지 못했던 큰 딸과의 재회를 통해, 헤어진 가족과 곁에 있는 가족 그 가족이 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초반에는 자신의 굴착기를 사려는 고객들한테 괜한 심술만 부리고, 집에서는 와이프를 식모 쯤으로만 여기는 가부장적인 태도에 비호감 주인공 영감탱이의 이미지를 느꼈었는데, 점차 읽어나가니 주인공 '허남현'은 그 시대 아빠들이 다 그랬듯이 맘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은 서툴고 무뚝뚝하기만 하다.

나는 같은 여자이다 보니 자연스레, 결혼 후 여자의 삶, 중년 이후 엄마의 삶, 우리 엄마 세대의 엄마 이야기 같은 것에만 관심을 많이 가졌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지금까지 은퇴 후 남자의 삶, 노년의 남자, 그리고 우리 아빠 세대의 아빠 이야기에는 무척이나 무관심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소설의 전체적인 흐름은 큰 사건 없이 편안하게 읽히고,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우연의 설정 이런 부분이 없진 않다.

이혼한 후 위자료 하나 주지 않다가 몇십년 후 딸이 그리워 다시 찾게 되는 여정, 그리고 딸과의 재회 후에 진행되는 일들 역시 드라마나 소설의 소재에 걸맞는다. 만약 이것이 현실 속 이야기라면...글쎄..너무 무책임했다 해야 할까..'허남현' 씨의 행동에 공감을 하기는 힘들 듯 하다.

그래도 또 만약, 내가 이 경우라면 몇십년 만에 만난 아빠를 영원히 내 맘속에서 지우기는 결코 쉽지 않을지도...

 

 

 

[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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