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 알고 보면 가깝고, 가까울수록 즐거운 그림 속 철학 이야기
이진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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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미술과, 그다지 친하지는 않지만 친해지고 싶은 철학이 만났다.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은 오래전부터 어려운 철학을 일상의 편한 언어로 바꾸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정치철학자인 저자의 결과물이

라고 할 수 있다.

미술작품을 보면서 그 작품에서 연관될 수 있는 철학을 소개하고 있는데,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옆에서 스테리텔링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딱딱할 수 있는 철학을 꽤나 맛깔스럽고 유머러스하게 설명하고 있다. 


천지창조 작품과 니체의 '신은 죽었다'

조선의 책거리 작품들에서 떠올릴 수 있는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와 가치 다원주의

정의의 여신에서 해석될 수 있는 롤스의 '정의론'과 아이리스 영의 철학이론 등등 

철학하면 당연히 누구의 무슨무슨론...이라고 정의되어진다고 알고 있었기에, 각 챕터마다 '어떤 철학' 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보다 그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마무리되는 철학 이야기를 보면서, 어~.이런 게 철학이었어 !!! 라고 다소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가장 인상깊고 흥미롭게 읽힌 부분은 사과를 표현한 작품에서 출발해서 다양한 다른 소재의 작품과 이어지면서 홉스, 로크, 루소의 철학을 비교해석한 부분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루소만 알았고, 그나마 루소의 철학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알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저자의 너무도 상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통해서 이 세 사람이 주장하는 철학에 대해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고, 재밌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저번달에는 한 권의 책으로 그리스 신화에 대해 호기심이 발동했더랬는데, 이번에는 이 한 권의 책으로 '철학'에 대해 살짝 눈이 떠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 깊고 심오한 철학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일단 '관심'이 생겼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고, 이런 주제로 다양한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불어 미술이라는 분야가 우리 인간과 관계된 모든 학문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하고, 그래서 미술작품에 대해 더한 애정이 생기게 되었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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