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의 역사 - 홀연히 사라진 4천 년 역사의 위대한 문명도시를 다시 만나다 더숲히스토리
카렌 라드너 지음, 서경의 옮김, 유흥태 감수 / 더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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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유독 약했던 내가 성인이 되어서 다양한 책을 만나고 보니, 참으로 쉽고 재미있게 씌여진 세계사책이 무수히도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책들을 읽어나가면서, 학교다닐 때 이런 책만 읽었어도 세계사에 흥미가 붙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당시에는 이런 책들이 많이 안나왔을테고, 또 나왔었다 하더라도 공부한다는 핑계로 또 독서를 멀리했을테니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게 됨을 감사해야하나...


그런 나에게 이번 책 '바빌론의 역사' 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때부터 상상속의 도시로만 여겨졌던 '바빌론'에 대해 조금이나마 구체화되고 실존하는 도시로서의 이미지가 정착되어서 꽤나 뿌듯하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함무라비 법전, 쐐기문자, 아시리아, 다리우스.. 

아이구!! 세계사때 엄청 달달 외웠던 이 단어들이 여기서 다시 보다니 새삼 반갑기도 하고, 이 단어들이 따로따로 놀았던 기억은 이제서야 한데 모아지고 그 주위로 뼈대와 살이 덧붙여진 느낌이다. 


바빌론은 지리적으로 매우 비옥한 영토에 위치해 있고, 보통 세습에 의해 왕권이 교체되는 것과는 달리, 주신인 마르두크에 의해 아무나 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빌론을 차지하려는 주변국가들로부터 끊임없는 침범을 받아왔다.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함무라비 왕의 시대에는, 통합된 바빌론을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중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그 당시의 수녀에 대한 정책이다. 

대부분 부유한 가문의 딸이 수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결혼 지참금을 수녀 개인이 가질 수 있어서, 그 당시 여자들의 사회적 위치를 감안했을 때 이러한 수녀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물론 수녀로의 길은 본인이 결정할 수는 없었다. 

또한 수녀는 결혼을 할 수 있지만 순결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수녀 자신이 지정하는 여자를 통해서만 아이를 가질 수 있었고, 이 아이의 엄마가 가정의 일원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 또한 수녀가 결정한다. 그만큼 수녀의 권한이 꽤 높았고, 그럼으로써 수녀의 가정과 남편의 가정이 마르두크 신과 왕국에 충성을 받치게 되는 힘이 되어줬다. 


그러나, 바빌론은 함무라비 왕의 죽음 이후, 급속히 쇠퇴하고, 여러 왕조를 거쳐 흥망성쇠를 이어가다 알렉산더 왕에게 함락되었다. 

알렉산더 왕은 바빌론을 제국의 수도로 만들기 위해 많은 사업을 구상하지만, 그의 뜻밖의 요절로 이마저도 이루어지지 못한 채, 바빌론은 지방도시로 전락하게 되고, 그렇게 서서히 역사속에서 사라져 버리게 된다.

역사에서 만약에...라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만약에...알렉산더왕이 그렇게 갑자기 죽지만 않았다면 혹 바빌론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바빌론은 이렇듯 2천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영원히 사라져 버렸지만, 현재의 우리들에게까지 '바빌론'이라는 단어가 결코 생소하지 않은 것을 보면 바빌론이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듯 하다. 그 예로,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별자리나 황도십이궁, 60진법은 다 바빌론 시대의 유산이다. 


이제, 바빌론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누군가 나에게 바빌론에 대해 물어본다면, 어디선가 바빌론 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면, 청산유수같이 설명은 못할지라도 적어도 간단하게나마 아는체는 할 수 있을 듯 하다. 세계사에 관심이 많거나, 바빌론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꽤나 도움이 될 듯 하다.

다만, 책 속의 사진들이 흑백인 점은 살짝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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