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증인 - 40년간 법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연약함과 참됨에 관한 이야기
윤재윤 지음 / 나무생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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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으로 30년 6개월, 변호사로 10년. 총 40여년을 법조인으로 살아온 저자가 쓴 에세이이다.

얼핏 제목만 봐서는 그 40여년동안 재판 과정에서 만나온 다양한 증인들에 관한 사실적인, 다소 딱딱한 이야기일꺼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한편의 따스한 인생 에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999년부터 거의 20여년동안 '좋은 생각' 에 연재해 온 내용들이라 하는데, 과연 좋은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법조계 사람들의 이미지는 냉철하고 이런 따스한 인생 이야기를 그것도 글로 쓴다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멀 듯한데, 이런 것도 다 편견이자 선입견인가 보다.

저자는 '정상관계진술서'와 비행 청소년을 위한 '소년자원보호자제도' 를 처음 만들고 제도화시킨 장본인으로써, 그만큼 좀 더 정의로운 법의 실천과 국민을 위한 법을 실현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행동의 기본이 되는 타인을 위한, 인간의 존재를 깊이 성찰하는 사고방식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저자는 힘을 다 쓰지 말라고 말한다. 

법을 집행하면서, 자기 힘, 자기 주장, 자기 욕심을 과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면서, 간단하게 해결될 분쟁이 큰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자기 능력 이상의 허세를 부리며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자기 힘은 70퍼센트만 쓰고, 아는 것은 70퍼센트만 말하고, 욕심은 70퍼센트만 구하고, 나머지 30퍼센트는 비우자고 말한다. 

그 비어 있는 곳이야말로 자아성장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프랭크 바바라 라는 뉴욕주 대법관의 이야기는 꽤나 인상깊었다.

그는 자신이 선고한 판결을 무려 14년이 지난 후에 '오판' 이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그에 따른 엄청난 피해보상과 지금까지 쌓아온 명예를 잃게 될 것을 각오하고 결정한, 정말로 정의롭고 용감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저자는 지금까지 몇 차례 법정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한다. 

법은 사건의 겉모습에만 관여할 수 있을 뿐, 사건 속의 절절한 사연은 헤아릴 수 없기에 간혹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규정된 법에 의해 형을 판결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법관으로서 좌절감을 느낀다고 한다. 

돈이 없는 피고인을 대신해서 합의금을 내줄까를 고민한 판사도 있고, 피의자를 수사하면서 그가 너무 딱해서 가족을 도와준 검사와 경찰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도 자주 '솜방망이 처벌' 을 준다고 법조계 사람들을 욕도 하고 매도하는데, 이렇게 일반인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따스한 뒷이야기도 숨겨져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저자는 인간에 대해, 인생에 대해, 그리고 당연히 정의 에 대해 깊이 고찰하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분들이 법조계에서 많이 일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다.




[ 나무생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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