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 - 내 것이 아닌 아이

푸시 - 내 것이 아닌 아이
애슐리 오드레인 지음, 박현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7월

'케빈에 대하여' 원작과 영화 모두 무척 인상깊었기에, 이 책 이후 모성을 다룬 가장 도발적인 작품 이라는 책 소개가 한눈에 들어왔다.  

상당히 마음이 불편한 소설. 그러나 그러면서도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의 묘한 마력이 있다.

문득, 이 책의 독자가 아이를 가진 아빠라면 어떤 느낌으로 읽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다.

모성은 과연 본능인걸까..소시오패스 성격 장애는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자라난 환경에 의해 생기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나서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이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잘 안맞는 경우는 있게 마련이지만, 이처럼 자신이 낳은 아이를 사랑하지 못하고, 자신의 엄마를 거부하고 존재 자체를 밀어내는 딸의 경우, 둘 다 너무도 불행하다. 어느 쪽의 문제인걸까..

소설 속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 '블라이스' 의 관점으로 전개된다. 자신에 대한 딸 바이올렛의 행동, 바이올렛이 아들 샘의 사고와 관련되었다고 믿는 마음..어떻게 보면 이것은 블라이스의 너무도 주관적인 관점이기에, 정말로 딸이 그런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무서운 아이인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의 엄마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블라이스' 가 자신의 딸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임신기간 동안 무의식적으로 엄마라는 위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을 수도..그리고 그러한 생각들이 태아 때부터 아이한테 전달되었을 수도..

이렇게 엄마와 자식간에 불편한 무언가 생겼을 때, 대부분의 아빠들의 대처는 수동적이기만 하고 엄마보다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자신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잘하는 자식의 행동을 더 믿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문득, '영화 오펀-천사의 비밀'이 생각나는데, 그 영화에서도 엄마에게만 살인적인 모습을 보이고 아빠한테는 무한정 사랑스런 딸의 모습으로 대하기에 아빠는 엄마의 의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물론, 이 영화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이 책과는 거리가 좀 있기에 옆으로 새는 이야기였지만...

아무튼, 대부분의 엄마들이라면 쉽게 공감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또 절대적으로 '블라이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러한 상황 자체를 상상할 수조차 없기에..

'케빈에 대하여' 와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을 소설이다. 이번 작품도 영화로 나오면 참 좋겠다.

[ 인풀루엔셜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