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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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는 것이다. 

자신의 환자들에 대한 저자의 마음을 정확하고 적절하게 표현해 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에서 범법 질환자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전문의로써, 4년 동안 근무하면서 보고 느꼈던 자신의 환자들에 대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국립법무병원이 어떤 곳이며, 범법 질환자들이 이 곳에서 어떤 치료를 받는지 등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알려주고자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개원한지 30년이 다 되어 간다는데, 솔직히 이 곳의 이름만이라도 들어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범죄자들, TV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건에 대한 가해자 중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이라고 한다.

범법 정신질환자들 가운데에는 조현병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이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범죄를 정당화하고 있지는 않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범법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된 형을 받는 대신, 국민의 세금으로 치료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과연 이들에 대한 판결이 정확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 달 이라는 감정기간 동안 꾸준하고 면밀히 이들의 행동이 관찰되기 때문에 그 기간 내내 정신질환자인척 하기는 힘들고, 행동에서도 구분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정신질환자들이 단지 형만 채우고 사회에 복귀하게 될 경우, 재범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유독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 중 하나가 알코올 중독이라고 하는데, 치료효과가 좋은 약물도 거의 없고, 본인 스스로 정신질환으로 여기질 않고 쉽게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주변에서 너무도 쉽게 술을 구할 수 있기에 끊기가 너무 힘든 이유도 있다고 말한다. 

또 하나는 약물중독을 들 수 있는데, 어느 중독의학의 대가인 교수가 왜 중독자들이 마약을 못 끊는지 궁금해서, 실제로 자신이 대마초를 한번 피워봤는데 그  잠깐의 쾌감을 20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할 정도라고 하니, 약물 중독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이 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단과병원으로 1,000개의 병상이 있지만, 풀타임 근무의사는 겨우 5명, 의사 1명당 170여 명의 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무시무시한 환경. 게다가 월급도 다른 곳에 비해 턱없이 적은데 왜 이 곳 의사들은 이곳에서의 근무를 이어가는 것일까..

저자의 경우에는, 육아와 병행하기 위해 시간관리가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이 그만둘 경우 나머지 의사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크기에 쉽게 그만둘 수가 없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아마도 철저한 직업의식, 책임감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을까..


아마도 이 책을 내기까지 저자는 많은 고민을 했을 듯 하다. 자칫 범죄자를 옹호하는 책이 될 수도 있기에...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비록 범법 질환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진 않을테고,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들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하다. 



[ 아몬드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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