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장기간 살다 온지 얼마 안되어서 그나마 나는 외국여행에 대한 갈망이 아직까지는 그렇게 크진 않지만, 그..래..도.. 여행에세이 읽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기분좋은 만남이다.
그런데, 이러한 여행 에세기의 유형은 단순한 여행이야기일 수도 있고, 그 나라의 좀 더 깊숙한 부분까지 들여다보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요즘은 이런 조금 깊이 있는 여행기가 더 끌린다.
그런 이유에서, 이번에 만나게 된 이 책 '방콕에서 잠시 멈춤' 은 내 구미에 딱 맞는 책이었다.
휴가로 일주일을 머문 이후, 방콕에 머물면 삶의 의지까지 생길 정도로 너무도 사랑하게 되면서 '방콕에서 한 달 살기' 를 두 번이나 한 저자가, 여행자의 입장과, 현지인의 입장에서 방콕을 바라보고 느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태국과 일본의 친밀한 관계, 일본에 우호적인 태국인, 방콕사람들은 집에서 요리를 거의 안 한다는 사실, 방콕에 그토록 크고 멋진 서점들이 있다는 사실, 아시아의 베네치아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방콕에 그렇게 물이 많다는 사실..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다.
이 외에도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태국, 특히 방콕의 좀 더 깊숙한 곳까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인 방콕이 그 정도로 호화롭고 대도시인줄은 미처 몰랐다.
내가 살았던 곳과 방콕이 의외로 비슷한 부분도 많아서인지, 읽는 동안 새로움보다는 반가움과 그리움도 마구마구 일어나고, 머리속으로 쉽게 상상이 되는 부분도 많아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다.
저자가 부럽기도 하다. 어느 한 곳을 그토록 좋아한다는 것, 내가 힘들고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주저없이 떠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쉽게 가질 수 없는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것도 저 멀리 있는 나라가 아니라, 맘만 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가까운 나라이니 얼마나 좋아..
이 책을 읽고 나서 처음으로 이 인문 여행 시리즈를 알게 되었는데,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