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확실의 미래, 불안의 시대를 건너는 우리의 자세

- 공감, 차별화, 밝음Monkey bars (=Jungle gym)로 혼돈의 진흘탕을 넘는다.

 

 

호갱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는 호구와 고객을 합친 말로 어수룩하여 속이기 쉬운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휴대폰 시장에서 생성된 이 말은 판매자들이 정보를 잘 모르는 어리숙 한 사람을 속여 파는 행위이자 그 행위에 속아 제값을 그대로 주고 구매한 사람을 일컬어 쓰는 말이다. 물론 제품의 원래 가격을 그대로 주고 산 것을 가지고 사기를 당했다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정보만 알았더라도 보다 싸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손해 본 결과임은 분명하다. 정보의 부족으로 인한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작금의 불확실하고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늘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정확한 정보나 트렌드를 알지 못하면 뒤처지고 손해 보는 일이 비일비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확하고 신뢰로운 고급정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따라서 불안한 시대적 흐름 속 혼돈의 물결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따르게 된다면 어느 순간 우리 모두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호갱에 이르게 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난세를 해쳐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책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이렇게 제안한다. “원숭이의 해, 위기의 터널을 재치와 기지로 극복하라고 말이다. 2015년의 소비 흐름을 확인하고 2016년을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저자는 소비트렌드 분석을 통해 어제의 흐름을 알고 다가올 해를 준비한다면 혼돈의 물결에 무방비로 휩쓸리는 일은 없을 것임을 피력한다.

 

그렇다면 작품에서 소개하는 재치와 기지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MONKEY BARS’라는 슬로건을 통해 그 정보를 함축하여 표현했다. Monkey bars란 학교 운동장이나 군대 유격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름다리를 뜻한다. 이 구름다리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을 때, 이로 인해 더 이상 나아가기가 어려울 때, 구름다리를 붙잡고 단숨에 극복하도록 돕는 기구다. 여기에는 전래동화 햇님달님에 나오는 동아줄의 성격과 의 장애물을 뛰어넘어 한 걸음 더 도약하도록 돕는 발판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다. 즉 사회적 악재와 경기 침체, 불황 속에서 이를 탈출할 수 있는 동아줄이자, 그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기 위한 도약의 발판인 것이다. 오랜 불황과 저성장의 추세를 극복하길 바라는 저자의 염원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러한 성격에 힘입어 2015년의 슬로건이 'COUNT SHEEP'이었다면 이를 토대로 한 다음 해의 전망은 바로 ‘MONKEY BARS(구름다리)’이다. 10가지 알파벳으로 구성된 이 Keyword는 다들 짐작할 수 있듯 다가올 원숭이해에 대한 10가지 주요 정보를 담고 있다.

 

MONKEY BARS

 

Make a 'Plan Z' : 플랜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Over-anxiety Syndrome :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Network of Multi-Channel Iteractive Media : 1인 미디어 전성시대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Ethics, on the Stage : 연극적 개념소비

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 미래형 자급자족

Basic Instincts : 원초적 본능

All's Well That Trends Well :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있어빌리티)

Rise of Architec-kids :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Society of the Like-Minded : 취향 공동체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10가지 항목의 공통점이자 전체를 포괄하는 시대적 분위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저성장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 일반 성인의 집중력이 평균 8초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고 조급한 분위기, 정보매체의 발전으로 온·오프라인의 통합(옴니채널의 확산)이 활성화 된 점,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 과부하로 인해 선택과 집중이 어려운 점 등이 대표적 분위기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토대로 각 항목에 대한 공통적 특성을 찾아본다면 공감’, 차별화’, ‘밝음일 것이다. “모두가 힘든 분위기에서 공감을 통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빠르고 급한 경쟁사회에서 개인을 위한 느림과 여유라는 힐링적 차별화를 두는 것, 경제·사회가 불안할수록 역설적으로 밝은 색채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밝음을 추구하는 것은 디지털적 개인화와 아날로그적 과거 공동체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개념일 것이다. 가령 예를 들면 온라인 매체(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를 통한 공감(댓글, 헤시태그 등)으로 과부하 상황에서도 적절한 선택이 가능해지는 부분을 들 수 있겠다. 이로 인해 소비에 있어서도 가성비가 대두되는 점 등은 앞선 3가지 포괄적 특성에서 계속적으로 파생된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개념일지도 모르나 그 당연함을 구체적이고 다르게 꿰뚫어보는 힘이 필요한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병신년(丙申年)10가지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이해가 보다 빠를 것이다.

 

포커 게임에서는 승패를 가리기 위해 마지막 카드를 비장의 무기로 숨겨 놓는다. 여객선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여 구명보트를 구비한다. 우리 인생과 소비도 마찬가지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모두 최후의 방안을 강구한다. 플랜A가 최선의 대안이고, 플랜B가 차선의 대안이라면 첫 번째 키워드인 플랜Z를 만드는 것최후의 방안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변수가 있듯 이를 고려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계산해 넣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돈은 적게, 만족은 크게”, “푼돈이라도 개미처럼 모으기(스마트폰을 이용한 앱태크, 각종 포인트의 적절한 사용)”, “고된 현실 속에서 주거 공간의 편안함 추구”, “컬러링북, 나노블록, 홈캠핑 등의 힐링 추구등은 퍽퍽한 삶 속에서의 탈출구이자 나만의 플랜Z가 될 것이다. 앞서 여러 번 설명했듯 이러한 분위기는 불안정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과잉 불안이 크게 한 몫 했다. 그 분위기를 반영하여 불안과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또한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두 번째 키워드인 과잉근심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불안에 대한 긍정적 측면을 살려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4%만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

- 어니 젤린스키, 모르고 사는 즐거움, 책의 내용 중 226

 

앞서 공통적 특성으로 공감, 차별화, 밝음을 설명한 바 있다. 그 중 공감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소통일 것이다. 개인화된 사회에서 이러한 소통의 흐름에 맞춰 등장한 것이 바로 1인 미디어 전성시대이다. 아프리카TV, 다음 팟캐스트(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초월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미디어매체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과 활용은 앞으로도 계속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더불어 공감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소통하며 찾아내는 가성비적 측면도 눈여겨 봐야한다. 가격대비 성능의 효과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관점에서 저자는 사치의 시대보다는 가치의 시대가 대두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미 그 흐름을 반영한 샤오미베터리, 백다방 등의 흥행은 이를 잘 입증하는 사례다. 절대적 가치와 실력이 인정받는 시대다. 공감과 소통의 측면에서 추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트렌드는 바로 연극적 개념소비이다. 이는 무조적인 선의를 베풀거나 물질을 기부하는 일방적인 통행이 아닌 쌍방향의 측면에서 공유와 교환을 통한 나눔의 소비를 의미한다. 운동하면서 기부할 수 있는 앱 ‘Bigwork'는 본인 또한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어플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자신이 걸은 거리만큼 포인트가 쌓이고 그것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거추장스럽지 않은 착한 기부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이를 통해 만족감을 얻고 자신을 과시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소비에도 연극적인 요소가 반영되어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저자는 남을 돕는 일을 적용한 마케팅 전략이 대두될 것임을 예측한다. 또 다른 공감의 예로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공감과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OO이라는 용어가 확산되었다. 다양한 맘들은 각자의 노하우와 생각, 전문적인 정보 등을 찾고 공유하며 체계적인 육아를 위해 헌신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아키텍키즈라고 설명한다. ’아키텍처(Architecture)'키즈(Kids)’를 붙여서 명명한 개념이다. 이는 관련 어플, 식용품, 교구 등 육아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음을 뜻한다.

 

차별화 측면에서 분류해 볼 때 저자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웰에이징(well-aging)이 대두된다고 말한다. 100세 시대가 된 작금의 상황에서 잘 늙는 것에 대한 생각은 나이를 먹어가는 모든 이들의 고민이 된다는 것.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나이야 가라”, “내 나이가 어때서등 관련 신조어도 속속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고, 여행, 화장품, 식품 분야에서도 관련 요소를 반영한 제품군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으며, 생태공원과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따라서 자급자족의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고민을 반영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있어빌리티를 통해 같은 것이라도 식상하지 않고, 말 그대로 있어보이게 만드는 센스가 필요한 시기다. 차별화를 통해 개개인의 성향을 반영한 위와 같은 내용들은 공동체의 발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바로 취향저격을 통한 취향 공동체의 형성이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관심을 공유하는 이 흐름은 다름을 추구하면서도 공존을 취한다. 뻔하기만 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힙합장르로 특화되고, 단순히 노래 부르던 가요프로그램이 나는 가수다’, ‘복면 가왕등의 특색을 갖게 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보다 세밀하고 차별화된 취향저격이 필요한 시기다.

 

밝음 측면에서 저자는 원초적 본능을 제시한다. 불황과 침체적인 분위기일수록 자극적인 것이 주목받는 다는 것.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솔직하고 적나라한 것에 열광한다는 것이다. 가식 없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발전이 그 예이다.

저자 김난도 교수는 매년 우리나라의 소비 트랜드를 분석하여 한 해를 회고하고 다가올 시대를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를 넘어 다음 해를 보다 의미 있게 준비하고자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전하는 핵심 정보이자 시대를 맞이하는 전략적 지침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 정보의 질 또한 수준이 높다. 당 해를 대표했던 소비 트랜드의 성격을 비교하는 것과 더불어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음 해를 예측하고, 관련 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그 정보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밝혔듯 그 동안 정성적 방법에 의지하던 트렌드 분석이 빅데이터 분석의 정량적 기법을 활용하여 보다 정확하고 신뢰로운 옷을 입은 것이다.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동시에 갖춘 이 옷은 분명 작금의 공허하고 불안한 시기를 슬기롭게 넘는 사람을 만들고, 또한 그들을 돋보이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다가올 원숭이해를 보다 따뜻하고 환하게 맞이해 주리라 생각된다. 겨울철 추운 날씨를 예측하여 보다 따뜻하게 지낼 방안을 강구하는 것처럼 불안의 시대를 분석하여 흐름을 읽고 구름다리(monkey bar)를 통해 재빠르게 침체의 수렁(진흙탕)을 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음을 잔잔히 울리는 아날로그의 향기

 

모든 에세이가 그렇듯 공감으로 시작하는 글은 늘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작가가 살아온 다른 삶을 이야기 하지만 누구나가 살아가는 그런 삶의 과정이기에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다. 특별히 이번 작품은 프롤로그부터 나의 어린 시절과 많이 닮아 있는 모습에 아 그땐 그랬었지하며 공감하고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라는 노래가 기성세대의 어린 시절, 배고프게 살았던 당시의 삶을 노래했기에 이를 추억하는 대중으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처럼 그것이 노래든 일이든 인간관계든지 간에 공감이라는 소재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가치임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여섯 살 여름, 장난감 요요가 너무 가지고 싶어 어머니께 떼를 썼다. 장난감을 손에 들고, 아버지께 혼이 날까 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30분이 넘도록 마당에 서 있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이번 작품은 방구석라디오라는 제목처럼 과거 우리 삶에서 빼 놓을 수 없었던 매체인 라디오를 소재로 글을 풀어나간다. 지금은 원하는 영상이나 라디오 내용, 듣고 싶은 노래나 이야기들을 언제 어디서든 바로 감상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tv든 라디오든 그 날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작가의 선택에 따라 청자에게 전해지곤 했다. 그 시기를 놓치면 다시 보거나 듣기는 힘든, 그야말로 적시성이 강조되는 시기였다. 그래서 그런지 각각의 사연과 주제는 시청자들에게 더 또렷이 다가왔고, 우리의 마음을 울리기에도 충분했다. 원하는 내용을 아무 때나 들을 수 없기에 제한성이 많았지만, 자신과 관련 없는 내용도 많이 들어보고 좋아하는 주제는 더 소중히 들을 수 있는 다양성이 있었다. 당시에 자기 사연을 종이에 적어서 라디오 담당자 측으로 보내본 일, 그 사연이 읽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라디오에 귀 기울이던 일들은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있는 모두의 경험이다. 추억은 늘 그렇듯 마음 한 구석에서 잔잔히 피어오르고, 우리는 그 향수에 미소 지으며 그 때를 그린다. 다양한 경험과 추억의 조각들로 만들어진 것이 우리 인생인 것처럼 작가가 전하는 일상의 순간들은 우리 마음의 조각들을 맞춰보는 좋은 시간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나갈 조각들에 대한 희망을 전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은 아름답고 그저 그 아름다움을 즐기기에도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 짧고 소중하다. 별은 빛나고 당신은 아름답다. 어째서 아름다운지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모든 사실을 논리적으로 해석하려고 애쓰면 피곤하기만 할 뿐이다. 때로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진실도 있지만, 설명할 수 없다 해서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당신이 별을 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 세상의 모든 별들도 당신을 위해 빛날 것이다.

- 책의 내용 30

요즘엔 감정이 메말랐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각자가 처한 상황, 고된 삶의 과정이 우리의 마음을 사막으로 황무지로 몰아간 것이 아닐까? 의도한 것이 아니기에 내몰리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감정의 허허벌판에 들어선 우리는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점점 더 지쳐가곤 한다.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그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니 더 피곤하고 힘겨워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그 감정에 귀 기울이는 혼자만의 시간일 것이다. 감성 충만한, 의욕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라는 주체가 바로서야 함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만 살펴보아도 당연한 순서다. 이런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홀로서기를 주제로 한, 마음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방구석 라디오도 그런 작품 중에 하나다.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에 읽다보면 자연스레 미소 짓게 되는 그런 책이랄까...?

 

별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도시가 너무 밝게 빛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끔은 어둡고

 

눈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그제야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 책의 내용 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유의 손글씨, 시를 쓰다 - 따라쓰기로 연습하는 캘리 라이팅북
허수연 지음 / 보랏빛소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시의 감동, 글자의 아름다움

 

캘리그라피(Calligraphy)'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라는 뜻이나, 조형상으로는 의미전달의 수단이라는 문자의 본뜻을 떠나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등 순수 조형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뜻한다. calligraphy는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된 전문적인 핸드레터링 기술을 뜻한다. 이중에서 캘리그라피(calligraphy)Calli는 미()를 뜻하며, Graphy는 화풍, 서풍, 서법, 기록법의 의미를 갖고 있다. ,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이 중시되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캘리그라피 중에서

 

최근 취미 혹은 직업, 교육 측면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가 있다. 바로 캘리그라피다. 정적인 취미생활로 과거에는 서예나 공예, 뜨개질, 악기연주 등이 대다수였다면 지금은 캘리와 더불어 컬러링 작품 만들기, 나노블럭, 종이모형 등 그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요구가 반영되어 등장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본인 또한 캘리에 관심이 많아서 등장 초기부터 인터넷이나 책자를 보면서 조금씩 따라 써보곤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어느덧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정식적인 캘리 강좌를 수강한 것은 아니지만 독학으로써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분야이기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처음에는 누구나 글씨를 예쁘고 멋지게 쓰기에만 신경을 쓴다. 하지만 연습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문장의 느낌이나 흐름에 초점을 두게 된다. 즉 외적인 요소를 넘어 내적인 부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이를 통해 명언, 시 등을 보다 깊게 사유하고 음미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잔잔한 감동과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본인의 작품을 액자에 넣어 작품화 시킬 수도 있으니 정적인 활동임에도 생산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치유의 손 글씨 시를 쓰다는 이러한 캘리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관심 가질만한 작품이다. 새롭게 캘리에 입문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책이다. 물론 캘리 그 자체보다는 국내외 명시들을 만나보고, 필사의 과정을 거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캘리의 기본적인 자모음 획을 긋거나 개성 있는 글씨 쓰기의 기본을 다지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집필 의도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한 방향을 가진 책이다. 기존 캘리 관련 도서들은 이론서로서 지루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작품은 시를 읽으며 거부감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힐링에 초점이 맞춰있기에 시를 읽는 것이 주된 활동이고 캘리는 시를 읽는 과정에 사용되는 하나의 기술에 해당되는 것이다. 저자 또한 글씨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시를 충분히 읽고 그 느낌을 구상해보기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살려서 자신만의 개성 있는 글씨를 써보도록 권한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시의 한 구절을 온전히 감상하고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각 페이지에서 작가가 제공하는 간단한 팁들은 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한층 도움이 된다. 46편의 시를 직접 캘리하는 과정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시와의 교감을 통해 외롭고 지친 자신의 마음을 감싸고 다독이는데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의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로서의 우리 삶

 

이석원 작가 그만의 문체가 살아 있어서 좋았던 에세이다. 진솔한 이야기 안에는 자신의 장점과 더불어 단점까지도 서슴없이 거론하며 인생 그 자체를 담아 놓았다. 주로 남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은 공감도 되고, 배울 점도 많았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잘 이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지만 현실은 냉정하고, 예상과 벗어나는 경우도 많았다. 인생이란 녀석이 언제 우리가 계획하고 마음대로 돌아가던가. 변수와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 우리 인생사가 그의 삶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라는 주제처럼 그러한 삶 속에서도 희망과 긍정의 끈은 이어진다.

 

무수히 많은 순간들이 모여 영원이 된다. 하여 순간은 작지만 빛나는 영원의 조각들. 그 아름다운 조각들을 너와 함께 새기려는 게 그리 큰 욕심일까.

- 책의 내용 97

 

특별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본인이 아주 운이 없기로는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재수가 없는 인생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삶에 관한 심정을 토로한 부분이다. 행운은 찾아보기 힘들고 불행의 연속, 그러한 사연 속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누가 더 불행한가를 겨루는 대회 이야기다. 생소한 소재이기에 더 인상에 남았고, 사람들은 보통 즐겁고 소중하고 감사했던 기억보다는 불행했던, 내가 손해 본 기억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기에 그런 각자의 사연들을 가진 스토리는 더욱 흥미로웠다. 결론은 역시 불행했던 기억만을 떠올리며 자신 주변에 펼쳐졌던 행운 혹은 감사했던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거나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는 것. 우리 삶 도처에 있는 행운이란 녀석을 발견하지 못하고 비판적인 삶을 사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 다가올 희망을 기대하며 용기 있게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세상은 당신에게 대체로 공평했습니까?

- 책의 내용 79

 

7447. 당시 몰던 나의 차번호다. (중략) 이것이 행운의 차인지 불행의 차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차를 모는 동안은 어쩐지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나중엔 꼭 행운이 뒤따라 올 것만 같은 미신과도 같은 예감에 늘 사로잡혀 있었고, 그 덕인지 실제로 대부분 그리되었다. 그래서 그 차를 모는 동안엔 4가 찾아오더라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았으며 그 상황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곧 뒤따라올 7을 기다리면서.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님을...

- 책의 내용 81

 

산문집의 내용은 분명 다른 이의 이야기지만 내 삶의 이야기와도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이다. 그렇기에 공감하며 위로 받고, 용기를 얻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각자의 특별한 삶을 살지만 또 그리 다르지만은 않은...

내가 힘들었던 때와 즐거웠을 때가 있던 것처럼 당신도 힘든 때와 좋았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 삶이며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서로의 관계 속에서 고통과 즐거움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 솔직하고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이번 산문집은 전작 보통의 존재로서 인생은 누구나가 다르지 않음을 짚어가면서도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잘 나타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서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
엘버트 허버드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인생. 그리고 주체적 삶의 가치를 전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 사랑, , , 명예 등 개인마다 추구하는 가치와 중요성은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한 방향을 바라보고 나아간다는 것. 밝은 미래, 더 나은 내일,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고자 노력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노력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에게 도움 될 만한 몇 가지 조언과 권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 있다. 바로 인생의 서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기획자는 이렇게 말한다. 시공간을 넘어 현재의 삶의 문제를 과거의 현자들에게 답을 물어 지혜를 빌려오는 건 고전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며, 인간의 정신이 더 빛나는 과거로 돌아가 물질문명에 덜 오염된 사상가에게서 삶의 지혜를 얻는 것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가져야할 현명한 삶의 태도일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고전 혹은 인문학 책에서는 몇 천 년을 거슬러온 소중한 가치를 배우고 익힐 수 있다. 고전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던 경우가 다들 한 번 이상은 있을 것이다. 그런 도움이 있기에 최신 서적들이 봇물 터지듯 출간되는 상황 속에서도 고전은 항상 인기서적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닐까싶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작가인 엘버트 하버드는 날카로운 인생의 통찰력을 통해 인생의 난제를 대하는 태도를 제시한다. 주로 우리가 가져야할 영적 혹은 정신적 가치와 신체적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는 무엇보다도 주도성을 가진 주체로서의 삶을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주도성이란 누군가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올바른 일을 하는 능력,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능력을 말한다.

 

세상은 돈과 영예라는 큰 상을 주지만 한 가지는 주지 않는다. 바로 주도성이다.

- 책의 내용 131

 

개인의 주도성을 강조하기에 그가 생각하는 종교에 대한 관점은 다소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종교의 성격을 인지하고 있으며, 일부 문제적 종교가들에 대한 비판이 주된 골자다. 저자는 그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모습에 대해 정곡을 찌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좋은 종교와 나쁜 종교를 구분한다.

 

종교에도 좋은 종교와 나쁜 종교가 있다. 친절함과 긍정적인 응원, 도움과 유용한 노력을 가르치는 종교는 좋은 종교다. 여기까지는 별다른 논쟁의 여지가 없으며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종교이건 간에, 구원의 조건으로 기적에 대한 믿음과 그 밖의 야만적인 미신을 포함한 종교는 그냥 나쁜 것이 아니라 매우 나쁘다.

- 책의 내용 53

 

우리사회에도 일부 이단으로 칭하는 나쁜 종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들은 달콤한 말과 유혹, 거짓된 진리를 구원의 조건으로 내세우며 사람을 매혹시킨다. 그리고는 점점 개인을 잠식하고, 사이비적 성향으로 개인의 주체성을 상실시킨다. 그 결과로 개인은 파탄의 지경에 이른다. 이런 소식들을 매체를 통해 들을 때면 안타까움과 더불어 종교적 믿음에 있어서도 분명한 구분이 필요함을 느낀다.

 

알버트 하버드가 말하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다른 고전, 인문학, 자기계발서에도 많이 등장하는 비움과, 오늘의 중요성과 관련한 내용이다.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음을 비우고 전력질주 해야 하며 목표가 무엇이든 어떻게 이뤄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저 오늘 최선을 다해 하루를 온전히 살자는 것. 그것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확실한 준비라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들이 모이고 시간과 기회가 닿았을 때 비로소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프라 윈스키의 말이 떠오른다.

 

행운이란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만의 주체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나를 비롯하여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전한다.

 

당신의 삶과 운명을 사랑하세요.

우리의 노력은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국 결실이라는 열매가 인정하고 보답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