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의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로서의 우리 삶

 

이석원 작가 그만의 문체가 살아 있어서 좋았던 에세이다. 진솔한 이야기 안에는 자신의 장점과 더불어 단점까지도 서슴없이 거론하며 인생 그 자체를 담아 놓았다. 주로 남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은 공감도 되고, 배울 점도 많았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잘 이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지만 현실은 냉정하고, 예상과 벗어나는 경우도 많았다. 인생이란 녀석이 언제 우리가 계획하고 마음대로 돌아가던가. 변수와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 우리 인생사가 그의 삶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라는 주제처럼 그러한 삶 속에서도 희망과 긍정의 끈은 이어진다.

 

무수히 많은 순간들이 모여 영원이 된다. 하여 순간은 작지만 빛나는 영원의 조각들. 그 아름다운 조각들을 너와 함께 새기려는 게 그리 큰 욕심일까.

- 책의 내용 97

 

특별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본인이 아주 운이 없기로는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재수가 없는 인생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삶에 관한 심정을 토로한 부분이다. 행운은 찾아보기 힘들고 불행의 연속, 그러한 사연 속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누가 더 불행한가를 겨루는 대회 이야기다. 생소한 소재이기에 더 인상에 남았고, 사람들은 보통 즐겁고 소중하고 감사했던 기억보다는 불행했던, 내가 손해 본 기억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기에 그런 각자의 사연들을 가진 스토리는 더욱 흥미로웠다. 결론은 역시 불행했던 기억만을 떠올리며 자신 주변에 펼쳐졌던 행운 혹은 감사했던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거나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는 것. 우리 삶 도처에 있는 행운이란 녀석을 발견하지 못하고 비판적인 삶을 사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 다가올 희망을 기대하며 용기 있게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세상은 당신에게 대체로 공평했습니까?

- 책의 내용 79

 

7447. 당시 몰던 나의 차번호다. (중략) 이것이 행운의 차인지 불행의 차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차를 모는 동안은 어쩐지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나중엔 꼭 행운이 뒤따라 올 것만 같은 미신과도 같은 예감에 늘 사로잡혀 있었고, 그 덕인지 실제로 대부분 그리되었다. 그래서 그 차를 모는 동안엔 4가 찾아오더라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았으며 그 상황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곧 뒤따라올 7을 기다리면서.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님을...

- 책의 내용 81

 

산문집의 내용은 분명 다른 이의 이야기지만 내 삶의 이야기와도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이다. 그렇기에 공감하며 위로 받고, 용기를 얻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각자의 특별한 삶을 살지만 또 그리 다르지만은 않은...

내가 힘들었던 때와 즐거웠을 때가 있던 것처럼 당신도 힘든 때와 좋았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 삶이며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서로의 관계 속에서 고통과 즐거움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 솔직하고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이번 산문집은 전작 보통의 존재로서 인생은 누구나가 다르지 않음을 짚어가면서도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잘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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