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대 가요.향가.고려 가요 편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하태준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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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전'과 '한국문학'을 좋아한다. 그런데 '한국 고전'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순간, 한국 고전은 어떤게 있었지?를 생각하게 된다. 좀 편안하게 한국 고전에 대해 보고 싶어 선택한 책,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한국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가볍게 훑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푹 빠져버린 책이다.

 

 

이 책에는 총 16편의 작품이 이야기와 함께 실려있다.  신기하게도 나는 모든 작품을 다 알고 있었으며, 어떻게 그 작품들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역시도 모두 알고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했었나???) 그런데 그동안 이 작품들이 좋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시간을 가지고 작품에 어울리는 그림과 배경에 깃든 이야기들과 함께 작품을 읽으니 하나하나의 작품이 아름답다고 서글펐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 기다리는 마음과 그리움, 나라를 위한 간절함들이 고대가요, 향가, 고려 가요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이런 마음과 감정이 시대를 넘어 전해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문학의 힘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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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식탁 오늘의 젊은 작가 19
구병모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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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록 불편하고 불쾌해지는 글이 있다. 글 자체가 불편한 경우도 있으나, 글이 표현하고 있는 책 속의 현실이 나의 현실과 맞닿아 있으면 있을 수록 마음이 불편해진다. 구병모 작가님의 '네 이웃의 식탁'의 경우가 그랬다. 마음을 죄여오는 불편함 그 정체는 모르는척 했던 내 이웃의 모습이고, 외면했던 나의 마음이었다.

'네 이웃의 식탁'은 꿈미래실험공동주택에 입주한 네쌍의 부부가 공동육아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공동'이다. 개개인의 삶과 행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모순적이게도 '공동'의 도움없이는 개인도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 책 속에서는 육아가 강조되었지만, 책 속의 문장 하나하나가 '맞춤과 양보라는 그럴듯하고 유연한 사회적 합의(p.174)'에 따라 운영되는 모든 공동체 속의 현실이다.


'네 이웃의 식탁'에서는 네쌍의 부부가 나온다. 8명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한다. 이들 한 명 한 명은 내가 속한 공동체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이었다. '맞아, 이런 사람이 있어'라는 공감을 하다보면 왜 그들이 불편했는지 어느순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마음껏 불편해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며 섬뜩해진다. 왜, 그 모습들은 나의 모습이기도 하니까. 내 모습들을 바라보는 다른이의 시선을, 마음을 적나라게 볼 수 있는 소설이라 마냥 즐길 수가 없었다.

# 그러면서 문득 솟아오르는 의문, 자신은 과연 저들처럼 어디에나 투명하게 녹아들 준비가 되어 있는 백설탕 같은 사람인지, 어떤 바람 한가운데서도 눈에 띄게 흔들리지 않고 다만 가볍게 무용수의 팔다리처럼 리듬을 갖고 나부끼는 사람이지. 그런 성정이 없이도 능히 지켜 나갈 수 있는 일상으로 채워져 있는지, 현실의 공간은. - p.66

바라는 대로 손가락으로 정확히 짚어 준다 치면 상대방은 그 손가락 끝에 있는 걸 볼까, 아니면 손가락을 볼까. - p.74

책을 다 읽는데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구병모 작가님이 짚어 주었다 보이는 것들이 손가락인지, 그 끝이 가리키고 있는 것인지 너무 어려웠다. 책 속에는 공동육아 뿐 아니라, 프리랜서로의 삶, 남자가 살림을 하지만 여전히 육아는 여성의 몫인 현실, 남자의 집적거림에 대한 태도, 맘충이라 불리는 여성의 마음 등 수 많은 현실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쩌다가' 이런 현실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는지, '어떻게' 이런 현실들을 개선해야할지. 어쩌면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이 이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 어떻게 버텨나가야 할지 다른 이들의 시선과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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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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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유론’을 읽고 채 1년이 되지 않아 3번째 완독과 2번의 독서모임을 거친 나의 최애 인문분야의 책으로, 100여년 전 밀에 의해 씌여진 ‘자유론’을 통하여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자유’에 대해 생각해본다. 

과거에 비해 '나'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생각/사유의 자유는 확실히 증가하였다. 또한 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 역시 증가하였다. 하지만 정말 표현의 자유는 늘어났을까. 우리는 개별성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다양성이 증가했을까.

안타깝게도, 자유론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러 형태의 자유들이 과거에 비하여 크게 증가한 것 같지 않다. 드러내놓고 억압을 하거나 생각을 주입하는 일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힘, 여론과 언론에 의해 여전히 지배당하고 있다. 여론이 말하는 정의와 다른 주장을 펼쳤을 때, 우리는 엄청난 공격을 받는다. 자신도 모르게 여론이 만들어가는 의견이 자신의 의견인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큰 힘들에 의해 획일화 되고 있는 것일지도.

이런 현상들을 경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토론과 의심이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기에,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이 합리적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정확한 논거로 나의 주장에 힘을 실어야 한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서 확인해야한다. 

'자유론'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연한 것들을 함께 이야기 해나가며, 내 생각들을 환기시키지 않으면 내 안에 또다시 갇혀버린다. 

현대지성에서 출판된 자유론은 기존에 번역되어진 자유론과 비교하여, 문장이 쉽게 쓰여졌다. 각 주제별로 제목을 붙여, 밀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주제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쉽게 풀어쓰려다 보니 한 문장이 조금 길어진 점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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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평전 한정판 세트 - 문익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 문익환 평전
김형수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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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그는 몇 년 전, 팟캐스트를 통해 전태일, 장준하, 김구 등과 함께 내게 큰 울림을 주었던 인물이다. 이번에 ‘문익환 평전’을 통하여 단편적인 사건들 뿐 아니라 그의 인생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올해는 문익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지만, 그가 평생 힘써왔던 민주화, 통일 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주목되는 시기이기에 이 책을 만난 것이 더욱 의미가 있었다.

한 사람의 인생 속에 한국의 투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다. 독립을 위한, 민주화를 위한 그리고 통일을 위한 투쟁. 이 나라에 존재했던 모든 폭력에의 투쟁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 그가 문익환이었다. 그의 삶은 잠시도 쉬지 않고 세상의 관계들을 재편해놓았다.

우리의 근현대사에 무지한 한 사람으로, 문익환이 걸어 온 길이 지독히 외로운 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문익환 평전을 읽으며, 그 길 위에 찍힌 수많은 발자국들을 보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발자국들이 찍히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며 우리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는 사라졌지만, 그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나의 발자국 또한 그 길 위에 찍히길.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평전도 좋았지만 문익환 목사의 목소리로 그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면 하는 점이다. 문익환 목사가 남긴 시들이 유일하게 그의 마음을 드러내는 기록물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 문익환의 막내 아들 문성근의 목소리도 들었던 그의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가 더욱 내 가슴을 울렸을지도.

늦봄 문익환이 늘봄일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삶은 흐르는 물과 같다. 삶의 현실은 어디선가 끝없이 샘솟는 강물처럼 흘러와 잠시도 쉬지 않고 세상의 관계들을 재편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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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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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 많은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이름은 각기 다른 무게를 지니고 있어 때로는 나를 들어올리기도 때로는 나를 짓누르기도 한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알려진 '조남주'작가님의 짧은 소설집 '그녀 이름은'은 수 많은 이름 중 '여성'이라는 이름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이 책 안에는 서로 다른 연령대의 60여명의 이야기가 28개의 소설로 담겨있다. 하지만 '김지영'때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나의 이야기였다.

p.29 안 해야 하는 말을 안 하는 사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오늘 삼킨 말, 다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말들을 생각한다. 

 이런 목소리 소설은 유독 읽어내기가 힘겹다. 지금껏 삼켜왔던 말을 토해내기 때문이다. 특별하지도 않다. 별일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며 삼켰던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이렇게 토해내고 나니 특별하다. 별일이기도 하다. 아주 어린 아이부터 학생시절을 거쳐 성인이 되고, 60.70대 이상의 노년의 삶, 그 속에 여자이기에 특별하고 별일이었던 사연들은 하나하나 나열하기도 힘들다. 내 삶을 모두 다 써야하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남자로 힘든 일도 많이 있다며, 여자들이 그런 반면 남자들은 이러이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그래 안다. 남자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기 힘든 부분들이 많다는 거.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남자로 살아가기 힘든 걸 안다고 해서 여자로 살아가는게 힘들지 않은 것이 아니다. 누구가 토해내는 목소리를 들어줄 때는 들어주자. 그리고 힘들었다는 걸, 지금도 힘들다는 걸, 앞으로도 힘들거란 걸 인정하자. 그리고 미래에는 조금 덜 힘들 수 있도록 함께 변화했으면 한다. 

82년생 김지영으로 독서모임을 했을 때, 이런 말씀을 한 분이 계셨다. 
'이 책에 나오는 남자들은 이름이 없어요. 여자들만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조남주 작가님의 다음 책이 '그녀 이름은'이었다. 작가님은 왜 여성들에게만 이름을 붙이고 싶었을까. 이 책 속에는 수 많은 이름들이 등장한다. 물론 이번에도 그 이름은 여자들의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나의 고유한 이름을 묻어둔채 살아가는 것과 같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 이름을 잊은채 누구의 무언가로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들이기에 나의 이름은 더욱 필요하고 애틋하다. 

p.90 "결혼해. 좋은 일이 더 많아. 그런데 결혼해도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말고 너로 살아."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의 이름을 가지고 나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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