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설의 [빙과]작가인 ‘요네자와 호노부’와의 첫만남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여태까지 이 작가의 책을 한권도 읽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다. ‘호노부’의 수많은 명작 중에서 이 [야경]을 첫작품으로 한 이유는 띠지에 3관왕 수상이라고 눈에 큼지막하게 써놓아서 이 책을 살 수 밖에 없게 만들어서 천천히 수집중인 ‘미쓰다 신조’를 제치고 구매를 하였다. 표지도 야경이라는 제목과 어울리는 배색이다. 얼마나 재미가 있을지 엄청나게 큰 기대감을 안고서 책을 읽었다.
[야경]은 총 6편의 단편집 모음이다.
-신입 경찰이 범인 제압시 왜 과도하게 대응을 하여 죽음을 초래했는지에 대한 이 책의 제목인 [야경]
-갑자기 사라진 여친의 행방을 알고 만나러 가서 여친이 사람이 죽을려고 방문을 하는 여관이라고 말하며 우연히 발견한 유서를 보고 막아달라고 부탁을 하는 [사인숙]
-집에 자주 들어오지도 않는 무능한 남편과 결혼을 한 주인공이 두 딸을 혼자서 키우면서 결국 못버티고 이혼을 하게 되는데 육아권을 누가 가질지에 대한 [석류]
-에너지 자원 개발을 위해 해외에 파견을 나가서 한 마을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것을 해결할려는 [만등]
-사람이 일년에 한번 죽는다는 길에 취재를 갔다가 들른 허름한 식당 주인 할머니에게 사고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문지기]
-자신이 신세를 진 하숙집 여주인이 사람을 죽이게 되어 변호를 하게 되는 [만원]
이렇게 여섯 가지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단편집 모음이였다니 이걸 읽고나서야 알아챘다. 난 당연히 장편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진짜 ‘요네자와 호노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을 해버리고 말았다. 나름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 한참 멀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편집이지만 재미야 뭐 작가의 명성답게 재미있었고 얼마 안되는 페이지 안에 복선을 알차게 잘 깔아놓았다. 근데 띠지에 적힌 만큼 재미있진 않았다. 분명 나쁘지는 않은 책인데 띠지에 적힌 엄청난 수상 경력으로 인해 큰 기대를 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평이 나빠졌다. 차라리 띠지가 없었다면 그럭저럭 평이 괜찮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6개의 단편 중에서 순위를 매기자면
1위는 [사인숙]이다. 여친이 교묘하게 가스라이팅을 하며 주인공에게 유서의 주인을 밝혀내서 막아달라고 하고 결국 찾아서 자살을 막는다. 그런데 이틀 후에 결국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는데 여친은 이 사람이 아무 방해없이 자살을 하게 만들기 위해 주인공에게 그런 것이였다. 그 사실을 깨닫고 소름이 쫙 돋아서 1위를 주었다.
2위는 [야경]이다. 보통의 추리소설은 범인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에 초점을 맞추지만 [야경]은 죽은 신입 경찰이 왜 그렇게 과도하게 행동을 했는가를 추리를 하는 것이라 재미있었다. 과거 신입 경찰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추리를 하는 발판이 되는 것에 놀라웠다.
3위는 [만등]이다. 여섯편의 단편집 중에서 제일 긴 페이지를 할당하고 있다. 마지막 결말이 참 맘에 들었다. 근데 이걸 또 괜히 꼬아서 추측을 해보니 그 사고사 의뢰를 했던 장로?들이 이렇게 만든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4위는 [만원]이다. 일본에선 이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재미가 있는데 나한테는 앞의 세 작품보단 카타르시스가 덜해서 순위가 높지 않다. 그것보다 주인공과 하숙집 부인과 결국 아무 일도 안일어나서 뭔가 아쉬움이 살짝 남았다.
5위는 [문지기]이다. 할머니가 최근부터 시작해서 거슬러 올라가며 이 앞의 커브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하는데 첫 사건을 말할 때 여태 일어났던 사건의 진상도 같이 말하며 주인공을 함정에 빠드리는 것이 인상깊었다.
꼴등은 [석류]다. 마지막에 첫째 딸이 왜 그렇게 과하게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반전은 놀라웠지만 내용이 영 못마땅하고 읽다보면 어느정도 반전이 아닌 결말이 예상되고 그대로 흘러가서 별로였다. 그렇지만 글의 표현력?은 여섯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았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단편이 이정도의 재미를 선사를 한다면 장편은 분명 재밌을 것이다. 이런 나의 추측들을 떠나서 이 작가의 많은 책들이 추리부분에서 상을 많이 수상을 하였으니 추리 소설 팬으로서도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