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 10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 독서법
카바사와 시온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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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사와 시온 작가님과 이 책으로 또 만나게 되었다. 제목만 봐도 이건 읽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이였다. 독서를 꾸준히 해왔는데 나에게 딱히 남는게 없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고 심지어 분명 읽었던 책인데도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새로 읽는 느낌이 든 책들도 많았다. 그렇다보니 이거 독서가 도움이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는데 이 책이 딱 의문을 해결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약 저자의 제목대로 한 번 읽은 책을 절대 잊지만 않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지금 제로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독서 습관은 이미 들여놨으니 누구보다도 빠른 내면의 성장이 가능하니 반드시 터득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굳히고 저자의 독서법 강의를 눈으로 읽어나갔다

책을 읽었는데 내용을 잊어버린다. 즉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은 그것이 '지식'으로서 자기 안에 자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심지어 그 독서는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는 뜻과 같다. 다소 심하게 표현하면, 1년에 100권을 읽었어도 책 내용을 잊어버린다면 그것은 깨진 항아리에 물 붓기만큼이나 시간 낭비다. 기억에 남지 않는 독서는 일에도 일상생활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책에서 바로 실행할 만한 노하우를 발견했다 해도 기억하지 못하므로 실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기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그저 '읽은 셈 치는'자기만족 독서에 그치고 만다.

나는 한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중

내용 자체는 전에 읽었던 [소소하지만 확실한 공부법]과 비슷했다. 중요한 것은 '아웃풋'이였다. 공부법이나 독서법이나 결국은 내 뇌 속에 내용을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그 각인시키는 방법은 저자가 여태 주장을 해오던 '아웃풋'일 수 밖에 없긴 했다. [소확공]이랑 비교를 하면 공부에서 독서로 주제만 바뀌고 내용은 비슷하기에 실망하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지만 난 저자의 '아웃풋' 중 하나인 복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웃풋'의 중요성을 더욱 잘 알게되다 보니 무조건 '아웃풋'은 해야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실행을 하기로 한 '독서 아웃풋'은

1. 독서 후 시간이 지나서 독서노트 쓰기

2. 독서 노트를 쓰고 몇일 지난 뒤에 독서노트 읽기

3. 블로그에 독서 후기 쓰기

이렇게 세 가지이다.

과연 이렇게 세 가지를 하게 되면 얼마나 나에게 기억에 남을지 궁금해진다. 그래도 읽고 독서노트만 쓰고 말던 때 보다야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확신을 한다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에서 내가 '아웃풋' 중심으로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이외에도 초보자들을 위해 독서의 장점, 독서하는 시간을 내는 방법, 독서 습관 들이는 방법 등과 어려운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저자만의 방법등이 나와서 독서를 제대로 하고 싶은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독서를 효율적으로 하고 싶다면 일단 무조건 읽어 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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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
니이나 사토시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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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와 추리를 제일 좋아하는 나로선 정말이지 읽고 싶었던 책이다.

물론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라 살 수도 있었지만! 혹시나 샀다가 후회할 수도 있을까 봐 도서관에 대여를 할 때마다 확인을 했다. 그래서 결국 빌리는 데 성공을 하고야 말았다!!!

일본 호러 미스터리의 정수라고 하니 어떤 내용일지 너무너무너무 기대가 되었다.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제목, 표지의 파랑과 빨강의 대비 손을 잡고 있는 두 소녀와 앙상하게 마른 나무. 표지만 봐도 호러스러움이 느껴졌다.

부품 기대감을 가지고 [아사토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책장을 펼쳤다

[아사토호]는 쌍둥이 자매 중 여동생이 산속의 집에 들어갔다가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 그 사실을 아는 건 오직 주인공인 쌍둥이 언니와 여동생의 남자친구뿐이고 가족부터 주변 지인들까지 여동생의 존재를 기억도 하지 못했다. 남자친구는 끝까지 여동생을 찾겠다고 언니에게 다짐을 하고 전학을 간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주인공. 어느 날 담당 교수가 행방불명이 되고 담당 교수의 행방불명 원인을 찾던 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아 친구와 같이 집을 찾아간다. 친구 집 욕실에서 자살을 한 친구를 발견하고 친구가 쌓아놓은 자료에는 [아사토호]라는 의미 불명의 모노가타리를 자료가 있었고 주인공은 이 [아사토호]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를 하던 중 다시 재회하게 된 여동생의 남자친구. 남자친구는 여전히 여동생을 찾고 있다고 했고 둘이서 함께 [아사토호]를 조사와 함께 여동생을 찾기 시작한다.

내용은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이 알 수 없는 [아사토호]의 설정 자체가 아주 흥미로웠다.

그런데... 그런데... 결말이... 좀 허무했다.

책 후반부에 접어드니 [아사토호]의 진실이 밝혀지고 나서 어느 정도 결말이 예상이 가긴 했었다.

정확하게 맞추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와 비슷했다.

그러면 보통의 추리 책은 추리를 성공했기에 기뻐야 하지만

결말이 정말 허무하게 끝나버리니깐 여태까지 재밌었던 내용마저 의미가 없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진실을 밝히러 가는 과정과 설정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어떻게 이 재밌는 설정을 가지고 이런 결말을 내는지 너무 안타깝다

나라면 차라리 여동생을 찾아서 자신이 사라진 이유가 사실 자신이 쓴 스토리가 원인이었고 사실 그게 [아사토호]였다는 식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다시 생각을 해봐도 어떤 결말이든 작가가 쓴 결말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용두사미가 딱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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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는 기억술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가바사와 시온 지음, 박성민 옮김 / 라의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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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바사와 시온과의 세 번째 만남이다.

[감사하는 뇌가 인생을 바꾼다]를 읽고선 많은 배움을 얻어 [소소하지만 확실한 공부법]을 읽고 이어서 이 [외우지 않는 기억술]을 읽게 되었다. 제목만 보면 사기같이 느껴지는 제목이다. [외우지 않는 기억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나로선 이런 기억술이 있으면 계속 막히는 영어 공부나 계속 잊어버리고야 마는 독서를 더 잘 기억할 수 있으니 이 책은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근이 아니라 예전부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기억력이 점점 감퇴하는 것 같고 공부나 독서도 영 집중이 되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기 기대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내용은 저번에 읽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공부법]과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인풋'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식을 꺼내는 '아웃핏'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아웃핏'은 복습, 리뷰, SNS 게재 등 뭐든 '인풋'을 한 내용을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SNS 및 유튜브 업로드로 자신이 '인풋'한 내용을 '아웃풋'을 하여 뇌에 지식을 확실히 저장을 시킨다고 한다. 이 내용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공부법]에도 나온 내용이지만 또 이렇게 언급을 하니 중요성이 더 강해져 기억에 확실히 남아버렸다. 그래서 방치하고 있던 블로그를 다시 이렇게 활용하기 시작을 한 것이다. 독서가 끝나면 독서노트를 쓰고, 그리고 블로그에 글쓰기 전에 한번 읽어보고 내용을 다시 상기하며 이렇게 블로그에 리뷰를 남기는 중이다. 즉 독서를 한 후 독서노트 작성, 독서노트 읽기, 블로그 리뷰 작성으로 3번의 '아웃핏'을 하는 것이다. 다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가 않아서 아직까지 효과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하면서 어떻게 내가 변화가 될지 궁금해진다.

내가 큰 깨달음을 얻은 부분이 '아웃핏'부분이라 이렇게 적었지만 이외에도 어떻게 해야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지도 나와있었는데 가장 주의를 해야 될게 '폰 보기'이다. 사람은 보통 멀티태스킹을 하면 효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를 할 땐 공부에만 집중을 해야 되는데 사람이 집중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보통 15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하는 중간중간 핸드폰을 보게 되면 계속 집중력이 흩트려져서 공부의 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한다. 난... 독서를 할 때도 진짜 자주 핸드폰을 보는데... 어쩐지.... 이러니 책에 집중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걸 보고 고치려고 해도 이미 습관이 들어가지고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후에 조금씩이나마 독서 중에 폰을 보는 비중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한참 멀었다.

그리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라고 한다. 뇌는 생각보다 기억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머릿속에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어디든 좋으니 메모를 하라고 한다. 안 그러면 기억이 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건 꿈만 봐도 알 수 있다. 분명 자고 일어났을 땐 꿈 내용이 생생한다 시간이 지나 떠올리려고 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이 난다고 해도 아주 일부분이고 왜곡이 되어있기도 하다. 꿈이야 기억을 못 해도 상관이 없지만 독서 중에 생각을 하게 되면 그냥 생각만 하고 마는데 이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독서노트를 쓸 때 좀 원활하게 적을 수 있긴 하다.


나야 이 책에서 이렇게 세 가지를 배워서 활용을 하지만 이 책 안에는 좋은 내용이 아주 많다. 일반적인 방법만 나오면 반신반의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경험과 뇌 연구와 실험 결과까지 있어 저자가 한 말을 신뢰를 하게 만들었다. 책 안에서 여러 번 언급이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이론만 머리에 집어넣고 실행이라는 가장 중요한 '아웃풋'을 하지 않으면 결국 의미가 없다. 이번 독서로 배운 2가지 아웃풋 방법인 후기 및 메모, 그리고 폰 가급적 보지 않기. 잘 실행해서 나도 잊지 않는 기억술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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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베 로한은 장난치지 않는다 - 단편소설집 키시베 로한은 움직이지 않는다 단편소설집
키타구니 발라드 외 지음, 서현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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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키시베 로한 시리즈의 단편 소설 그 두 번째 작품이 [키시베 로한은 장난치지 않는다]이다.

이번에도 네명의 작가들이 4편의 단편을 썼는데

  1. 행복의 상자 - 고미술상이 자신의 집에 로한을 초대해서 보자기에 감싼 상자를 건네주고 저녁에 다시 온다고 하고 떠난다. 로한은 관심이 없었는데 자그마한 충격에 보자기의 형태가 바뀐 것을 보고 사기인가 싶어서 들어서 확인을 하니 상자가 퍼즐처럼 조각이 나있었다. 이상하게 로한은 상자 조각을 어떻게 조립을 해야될지 감이 왔고 조립을 시작했는데 마지막 뚜껑을 남겨놓고 의식을 잃는다.

  2. 유나기다이 - 벤치에 앉아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스케치 하다가 한 남자아이의 어머니가 재밌는 이야기를 해준다며 자신의 아들이 왜 말이 없어졌는지 유나기다이에서 살 때 아이가 원숭이를 보았다는 사건을 말해준다. 흥미가 생긴 로한은 그 아이에게 자신의 스케치북을 주고 그려봐라고 하니 거기에 그려진 그림은 팔, 다리가 길쭉하고 온통 검은색으로 덮였지만 이만 하얗게 보이는 원숭이였다. 로한은 직접 보기 위해서 유나기다이에 찾아간다

  3. 대칭의 방 - 대학에서 전갱이포처럼 된 시체를 발견됐다는 정보를 들은 로한은 사건 현장을 두 눈으로 보기 위해 직접 방문을 하게 되고 그 시체를 발견한 건물의 건축가를 만나게 된다. 이 건축가는 머리부터 발끝, 심지어 행동마저도 대칭으로 하여 로한은 호기심이 생기고 대칭의 미를 알라며 어느 방에 갇히게 된다. 그 방은 모든게 대칭으로 이루어진 강당이였고 대칭으로 된 검은 손이 로한을 습격한다.

  4. 낙원의 이삭 - 편집자의 친구가 '낙원의 이삭'이라는 전설의 밀을 짓는데 로한에게 그 밀과 관련된 음식 만화를 그려줄 것을 요청하며 같이 밀 알레르기가 있는 딸과 같이 방문을 하자고 한다. 이 낙원의 이삭은 밀 알레르기 마저도 극복이 가능한 밀이라고 하여 로한은 호기심에 같이 방문을 하게 되고 실제로 그 밀로 지은 빵을 먹고 감탄을 한다. 다음 날 친구가 낙원의 이삭으로 지은 죽을 담당자의 딸에게 먹일려고 하였으나 거부를 하고 편집자 아버지와 친구는 억지로 먹일려고 한다. 로한은 그것을 보고 이상함을 느끼고 죽을 쳐서 떨어뜨리고 아버지가 땅에 흩어진 죽을 흙과 함께 먹는다. 그날 밤 딸이 자고있는 로한을 깨워서 아빠가 사라졌다고 하고 그를 찾아나선다.

'키시베 로한'시리즈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외전이지만 죠죠시리즈 보다도 더 기묘한 모험을 해서 색다른 매력이 있다. 내 취향은 괴이나 도시괴담, 추리 같은 쪽을 더 좋아하다보니 '키시베 로한'시리즈가 더 재밌게 다가왔다. 보통 이런 호러 장르를 보면 주인공들은 억지로 혹은 우연치 않게 접하게 되지만 '로한'은 그 까탈스러우면서도 리얼리티를 추구해서 직접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러 가는 부분도 맘에 들고 '죠죠의 기묘한 모험'시리즈의 능력인 스탠드가 오히려 덤이고 '로한'의 머리로만 이 위험천만한 상황을 극복하는 부분이 매력적이였다. 이번 4개의 단편들도 하나같이 다 재밌었지만 특히 인상에 남은 것은 '낙원의 이삭'이다. 이 밀은 고대의 밀로 자신의 번영을 위해서 먹은 사람들의 신체능력에 맞게 몸을 변화시켜 조종을 한다는 설정인데 인간이 자신들의 번영을 위해 동식물을 키우듯 밀도 그렇게 한다는 역발상이 정말 기발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였는지 놀랍다. 애시당초 원작이 원작이다 보니깐 이런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도 납득이 가기에 작가들이 원없이 아이디어를 발휘해서 단편을 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외전이라 정사가 아닌 스토리라 죠죠팬은 읽지 않아도 되지만 팬이기에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죠죠와는 다른 로한의 기묘한 모험. 스탠드 능력 대결이 아닌 괴이와의 생존 대결이지만 기묘함에 있어서만큼은 비등비등하기에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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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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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미키히코’의 작품 [백광]을 읽고선 너무나도 큰 실망을 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책은 안봐야지 결심을 하고 [열린 어둠]이 한국에 출간을 하고도 눈길 한 번 안주었다. 그런데 많은 추리소설 매니아들이 [백광]보다 [열린 어둠]이 훨씬 낫다고 하고, [열린 어둠]만큼은 읽어보는게 좋다고 많이들 그랬다. 난 그래도 믿지 않았다. [백광]으로 인한 편견이 너무 심하게 내 뇌 한쪽에 강인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서 나한테는 재미가 없을거라고 판단을 했다. 그러다가 이 책 저 책을 막 읽다보니 추천도서 리스트에 적힌 왠만한 책을 다 읽어서 어떤 책을 읽어야되나 고민이 되었다. 무언가를 읽긴 읽어야 하는데 무엇을 읽어야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갑자기 이 책 [열린 어둠]이 떠올라서 ‘그래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고민이 나의 편견을 이겨내고 결국엔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을 대여를 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게이코가 신주쿠에 있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호텔에서 살해되었다니…. 게이코라면 바로 방금 전까지 이 카펫 위에 쓰러져 있었다. 내가 죽였다. 이 손으로, 이 침실에서 내가 죽였다.

---「두 개의 얼굴」중에서


화들짝 놀란 아저씨도 강 선배와 똑같이 내 작은 몸을 덮치듯이 납작 엎드려 들여다본 것입니다. 그때 아저씨를 놀려주려고 숨을 멈추고 죽은 척했던 내 입이며 심장에 필사적으로 들이대던 귀의 감촉이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이십 년이 지난 지금, 그 유괴범이 내 심장에 귀를 대는 것 같았습니다.

선량한 인간의 귀….

---「과거에서 온 목소리」중에서


남청색과 노란색의 줄무늬 넥타이가 소녀의 가늘고 작은 목을 파고들었다. 소녀를 짓누르고 있는 자의 얼굴은 전등 불빛을 역광으로 받아 어둡게 그늘져 있었다. 그늘진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고 울어서 그런지 눈만 번들거렸다. 소녀는 그늘진 얼굴이 왜 울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는지 알지 못했다. 입에서는 신음하는 듯한 거친 숨이 소녀의 뺨에 훅훅 끼쳤다. 그 입은 조금 전에 “무섭지 않아. 편해지는 거야. 걱정할 거 없어”라고 소녀의 귀에 다정하게 속삭인 참이었다.

---「화석의 열쇠」중에서


문득 이 여자는 오해라는 걸 다 알면서도 유리를 죽인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값비싼 요리에 담뱃재를 떨듯이, 고가의 귀걸이를 구둣발로 짓밟듯이, 유리를 죽인 것은 이 여자의 마지막 최고의 사치였는지도 모른다.

---「기묘한 의뢰」중에서


“멍구야.”

나는 다시 한번 여덟 살의 목소리로 불러보았다. 그리고 그게 내가 멍구에게 던진 마지막 목소리였다. 멍구의 입도 더 이상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어차피 멍구 역시 단 한 번도 내게 본심을 말해준 적이 없었다. 그가 내게 들려준 목소리 중에 유일하게 본심이었던 것은 이십여 년 전에 내 칼에 놀라 내지른 비명뿐이었다.

---「밤이여, 쥐들을 위해」중에서


작업용 앞치마 주머니에서 남천촉 열매를 꺼내 시즈코는 그 빨간빛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를 머금은 채 은 꽃의 오목한 곳에 두 알 세 알 떨구고 한 알씩 끌의 칼날 끝으로 짓이겼다. 진홍빛 껍질이 터지면서 하얀 즙이 흘러나왔다. 비릿한 냄새가 코에 엉겨든다. 구역질로 목이 울컥했지만 시즈코는 아직도 웃고 있었다. 고역스러운 이 냄새만이 현관 앞에서 맡은 그 여자의 향수 냄새를 지워줄 것 같았다.

---「이중생활」중에서


실제로 카메라의 눈 같은 게 느껴져서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문을 등지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나였다. 나와 똑같은 옷을 입고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부르짖지 않았다. 모든 것이 너무도 단순한 수식처럼 명료하게 이해되었다.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듯한 마음이 들었다. 출연 직전에 거울로 내 얼굴을 확인하듯이

---「대역」중에서


교코는 두 팔로 내 목에 매달리듯이 품에 안겼다. 스카프 위로 잡은 권총 끝이 교코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더욱더 몸을 바짝 대면서 교코는 내 귓가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속삭였다.

“쏴.”

교코는 내 어깨에, 나는 그 머리칼에, 서로의 얼굴을 묻고 있었다. 교코의 머리칼은 달콤하고 부드럽고, 어젯밤과 똑같이 내가 먼 옛날에 맡은 흙냄새가 났다.

---「베이 시티에서 죽다」중에서


“아까 내가 아카자와 선생을 죽인 범인이 그 비밀을 들키는 바람에 다카기를 죽였다고 말했었지? 즉 범인은 아카자와 선생을 죽였기 때문에 다카기도 죽였다고 했던 것인데, 그게 완전히 반대였어. 스즈타는 아카자와 선생님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다카기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거야.”

---「열린 어둠」중에서




‘렌조 미키히코’의 [열린 어둠]은 이렇게 아홉 가지의 단편이 실린 책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백광]으로 인한 편견으로 정말 기대감 하나도 가지지 않고 책을 읽었는데 기대감이 없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단편 아홉 편 모두가 정말 다 재밌었다. 얼마나 재밌었냐면 [백광]에 대한 편견이 뿌리째 뽑혔을 정도다. 왜 추리소설 매니아들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짧지만 그 안에 담긴 스토리와 반전이 아홉 작품 다 만족스러웠다. 모든 작품이 다 재미있었지만 다들 너무 괜찮아서 제일 괜찮았던 단편을 하나 뽑기는 어렵지만 그나마 그나마 별로였던 단편은 제목으로도 쓰인 [열린 어둠]이였다. 보통 책의 제목으로 쓰일 정도의 단편은 대부분 단편집 안에서 제일 재미있는 단편일텐데 다른 단편 모두 다 재미있어서 [열린 어둠] 단편은 마지막에 실려있기도 하고 앞의 단편들이 모두 재미있다 보니 자연스레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이라고 했던가. [열린 어둠] 단편이 나쁜 작품은 아닌데 이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부족하였다. 죽인 이유도 그렇고 크게 반전이랄 것도 없고... 너무나도 무난은 했지만 이 이야기 자체가 전혀 와닿지 않았다. 진짜로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그럴수도 있나 싶기도 한가 싶기도 하다.


괜히 띠지에 ‘모두가 애타게 기다려 온 그 책’이라고 적혀있는 게 아니였다. 이 글 그대로 애타게 기다릴 만할 정도의 재미를 나에게 선사했다. 표지는 처음에 봤을 땐 신비롭기만 했는데 내용을 보고 나면 그림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어서 다시 곱십어 볼 수 있었다. 새삼스레 ‘렌조 미키히코’의 단 하나의 작품만을 읽고선 크나큰 편견을 가진 나에게 반성을 하게 만든 작품이였다. 하나의 작품을 읽고 재미없더라도 작가라는게 모든 책을 재밌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니 편견을 가지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렌조 미키히코’의 [열린 어둠] 이 책은 기회가 되면 소장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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