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민심은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한 채 부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집권 여당이 잘못하며 야당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지금은 다르다. - P6
*보수는 *과거 반성 위에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반성에는 *냉정한 *자기 인식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들에게 *자신을 *객관화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는 데 있다. 보수는 여전히 저만의 *좁은 세계에 갇혀 자기들의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모른다.
이 사회 *주류였을 때, 그리하여 자기들의 생각이 곧 사회의 *지배적 생각이었을 때는 굳이 남의 눈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 좋은 시절은 이미 오래전 지났다.
이를 깨닫지 못하고 *보수는 *다수이자 *주류인 시절에 가졌던 *낡은 습속을 고집하다 *대중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돼버렸다. - P8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때는 타인의 눈을 빌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책에는 그 ‘타자’의 눈에 비친 한국 보수의 모습을 담았다.
아울러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보수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되도록 중립적 시각에서 전달하려 했다.
그저 *외부자의 그 *주제넘음이 한국 보수가 지금의 답답한 상태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부활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 P9
/ 공포와 습관의 정치
한국 보수는 물벼락이 사라진 사실을 몰랐다. *공포와 *습관에 의존해 통치해왔고, 이게 얼마나 효과적이었던지 변화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아주 오랫동안 6.25 전쟁이라는 물벼락의 기억을 대중엑 상기시키는 것만으로도 선거에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그래서 환경이 크게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대중의 의식 속에는 과거 상황이 그대로 자리한다고 착각한 것이다. - P19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은 *이성이 마비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 *비판적, *합리적으로 사고하기보다 *두뇌 스위치를 내리고 *습관에 따라 살아가게 된다.
물론 그 공포가 한때는 합리적 감정이었을 것이다. 남한은 군사적 외교적으로 *우위에 선 북한에게 정말로 *생존의 위협을 받았다.
1975년 월남 패망 소식이 들려왔을 때 그 스산한 분위기를 아직도 기억한다. - P19
하지만 늦어도 1980년대 이후 남북의 체제경쟁은 남한의 승리로 끝났다.
1987년 6월 항쟁이ㅡ 승리로 남한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 영역에서도 북한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 후 남한은 정치, 경제, 외교, 군사 모든 측면에서 북한을 압도했고, 그 결과 북한은 우리에게 무서운 나라가 아니라 *불쌍한 나라로 여겨지게 됐다.
현재 북한 경제력은 남한의 *30분의 1수준이 채 안 된다. - P20
그 군사적 불균형을 일거에 만회하려고 비대칭 전략으로 핵 개발에 나선 것이다. *경제적 고립까지 감수한 것을 보면 *북한 지배층이 느끼는 *위기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 P21
극소수 NL민족해방 세력을 빼면 오른쪽 태극기부태에서 왼쪽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한미동맹이 중요한 *전략적 자산"(정의당 심상정 의원)임을 부정하는 세력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이 *성조기라는 상징에 목을 매는 이유는 의식적으로 여전히 *미군의 화력에 *생존을 의존해야 했던 *과거 기억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 P21
오늘날 6.35전쟁에 대한 희미한 기억이라도 가지려면 최소한 나이가 80세 이상은 돼야 가능하다.
그들의 *자식 세대는 *군사정권 시절 강제로 심긴 전쟁의 기억을 *지겨워 한다.
요즘 젊은 세대가 가진 북한 이미지는 주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형성된 것이다.
*나이 든 세대와 *기억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이제 *북한을 *사탄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분단의 아픔이 강조될 뿐이다. - P23
보수진영은 이런 *공포 마케팅을 이용해 손쉽게 통치를 해왔다. 하지만 반공의 칼도 어느새 날이 무디어져 그 무섭던 *빨갱이 소리가 우습게 들리자 공포가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
공포 하나면 자신들에 대한 비판쯤은 손쉽게 진압할 수 있었고, 그렇게 거저먹다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그만 *경쟁력을 잃은 것이다. - P23
한국 보수가 늘 이렇게 경직됐던 것은 아니다. 가령 7.4 남북공동성명을 이끈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고, 냉전체제를 깨고 소련과 국교를 맺은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김일성의 죽음으로 무산됐을 뿐 남북정상회담을 계획한 것은 김영상 전 대통령이었다.
이 유연함의 바탕에는 물론 체제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보수는 이 자신감과 유연함을 잃어버렸다. 왜 그랬을까? - P23
그 결과 통일과 남북문제에 관한 보수의 비전이 사라졌다.
그들을 설득하는 지난한 노력도 필요하다. - P24
이는 국민의힘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들을 이 사회의 *‘오버도그(overdog 강자)‘로 여기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들은 *’언더도그‘로 전락한 지 오래다. *소수자가 *다수자가 쓰는 *전략을 사용하면 당연히 고립을 자처하게된다.
이런 일에서 보수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아직도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좌파‘, *좌빨‘, ‘주사파‘, ‘종북좌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시대가 변했다. 모든 이*성적 반론을 간단히 제압해주던 그 효과적인 무기가 이제는 외려 그 말을 사용하는 이들을 가두는 *덫으로 변했다. 보수는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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