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원자
같은 탄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연필심과 다르게 다이아몬드가 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무수히 많은 원자들이 특별한 **결합과 **배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무수히 많은 *원자들의 성질과 그 *결합 규칙에서 오는 **자기 조직화의 원리, 그리고 그에 따른 *패턴을 연구하는 것은 응집 물질 물리학과 성공적으로 함께 발전한 *통계 물리학의 고유 영역이다. - P150
사회 문제도 결국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회적 원자’인 개인과, 그 상호 작용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 않을까?
물론 물리적 원자와 사회적 원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물리적 원자는 언제나 같지만, *사회적 원자인 사람은 변하고 적응하며 사회 조직에 반응한다.
그런 면에서 인간 개인의 행동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사회 현상에 대한 물리학적 접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원자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패턴을 따른다! - P150
/ 사람도 원자처럼 패턴을 따른다
최근 심리학의 결과들은 인간을 *합리적인 계산 기계보다는 *유연한 사고 본능을 가진 존재로 본다.
대니얼 카너먼의 **두 시스템으로 대변되는, *시시때때로 실수를 저지르는 인간의 생각은 *수백만 년의 *진화를 겪으면서 *형성된 뇌의 구조와 기능 속에 그 단서가 있다. - P151
인류는 *역사의 *99퍼센트를 *소규모 집단으로 방랑하면서 *수렵과 채집에 적당하도록 적응하면 살아 왔다.
현재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조상들의 *생존을 *유리하게 했던 *본능은 *이성적인 계산과는 거리가 멀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싫어한다. - P151
이렇게 변덕스럽고 복잡해 보이는 사회적 원자의 특징을 무조건 모두 반영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전체의 패턴에 기여하는 *핵심적인 요소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버리는 *단순화가 바로 사회 물리학의 강점이다.
물리학의 강점은 언제나 어림짐작에 있다.
(물리학에서의 중요한 결론들은) 잡다한 세부 사항에 의존하지 않는다. 핵심은 과도하게 단순화된 모형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중요한 몇몇 세부 사항을 제대로 짚은 모형은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내 안의 유인원
유독 진화 생물학에서는 인간 본성을 *폭력성과 이기성만으로 규정하는 이론이 대세를 이루었다.
이의를 제기할 적마다 자연 선택에는 도덕이 없다고 강변했다. 바라는 바를 바탕 삼아 자연을 보지 말라는 뜻이다. - P89
왜 진화 생물학자들은 인간 본성의 폭력성과 이기성에 방점을 찍어 왔을까. 저자 프란스 드 발은 "가장 문명화된 사회라 여겼던 유럽의 심장부에서 자행된 만행"에 대한 과학적 변명이라 본다.
"문명의 얇은 단판을 뚫고 나와 인간의 고결한 성품을 밀어낸 것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숨어 있던 동물의 본성과 비슷한 무엇가가 틀림없다"라고 보았다는 말이다. - P90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를 펴내며 "진화는 스스로 돕는 자를 돕기 때문에 이기심은 우리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원동력"이라 말했을 때는
공교롭게도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렛 대처가 사회 해체를 선언하며 극단적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던 때와 일치한다. - P90
인간의 폭력성과 이기성을 뒷받침한 유인원인 *침팬치다.
이들은 *폭력적이고 *권력에 굶주려 있으며, 지극히 *수컷 중심이다. 침팬지가 원숭이를 사냥해 두개골을 박살 내 산 채로 잡아먹었다는 보고도 있다.
또 자신의 세력권 너머까지 방심한 적을 뒤따라 포위한 뒤 잔인하게 때려죽이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이때 폭력은 동족을 대상으로 행해진 것이다. 이른바 도살자 유인원의 면모가 확실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카인의 후예’인 셈이다. - P91
/ 침팬지와 보보보 사이에서 인간 본성 탐구의 균형을
저자는 침팬지 집단에서 나타나는 폭력성과 이기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우리가 함께 주목해야 할 유인원으로 내세운 것은 *보노보였다.
이 유인원은 침팬지와 전혀 달랐다. 보노보끼리는 *생명을 위협하는 *전쟁이나 사냥이 없었다. 또 수컷의 지배도 없었다. 오히려 *암컷의 지배, *협력적인 성격, *사회 조화를 목적으로 한 섹스가 특징이다.
*침팬지가 종횡무진 서부를 누린 *무법자 형이라면, *보노보는 낭만과 쾌락을 즐기는 *히피 형이라 할 만하다. - P91
(…) 하지만 진화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폭력과 이기성만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협력과 유대, 그리고 *이타성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 P92
*요점은 *인간이 *침팬지와 *보보보의 집단 간 행동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 사회의 관계가 *나쁜 경우는 침팬지 집단 사이보다 *훨씬 나쁘지만,
*관계가 좋을 경우에는 *보노보 집단들 사이보다 *훨씬 좋다.
우리의 전쟁은 침팬지의 *동물적인 폭력을 훨씬 넘어서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그렇지만 이웃간의 좋은 관계에서 주고받는 이익은 보노보 집단 사이에서 보다 훨씬 크다.
인간 집단은 단순히 섞여 어울리면서 섹스를 나누는 것 이상으로 큰 일들을 할 수 있다. - P92
뇌과학의 발전은 인간 본성을 규명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도덕적 딜레마를 던져 주고 실험자를 뇌 판독 장치에 집어넣었다.
실험 결과, *도덕적 결정이 확장된 *새겉질 표면에서 일어나지 않고 *과거의 *감정 중추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덕적 결정이 *수백만 년 전에 일어난 *사회적 진화의 *결과라는 뜻이다.
저자는 이 사실이 다윈의 진화론과도 맞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게임 이론도 이기성과 이타성을 규명하는데 적절히 활용되었다.
죄수의 딜레마이든 최후통첩이든, 인간에게는 이기성도 이타성도 있음을 증명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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