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주의 문학
과학에 대한 절대적 신념을 가지고 유전과 환경이라는 과학적 결정론에 의거해 인간의 조건을 탐구하던 자연주의는 인간 현실의 비정함, 추악함, 잔인성 등을 싸늘하게 드러냈고, 객관적이다 못해 기계적이고 무미건조하고 비관적인 작품들은 오히려 대중에게 염증을 불러일으키며 이런 작품들을 기피하는 현상을 낳았습니다.
1880년대 몇몇 프랑스 문인들, 특히 시인들의 주도하에 문학 작품은 자연주의의 논리와 과학을 거부한 채 주관적이고 형이상학적이며 신비적인 것, 즉 꿈과 음악, 영혼과 신비, 무한, 이상, 계시 등을 탐구하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상징주의의 발단입니다.
바그너Wilhelm wagner(1813~1883)의 음악, 인상주의 미술, 칸트의 관념철학 등에서 영향을 받은 시인들은 고답파에 대한 반동으로 낭만주의적인 경향으로 다시 돌아섰고, 자아를 구속하는 이성적 규범과 사고의 통제, 사회과학적이거나 윤리적인 문제들을 거부하며 예술은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떠나 꿈과 신비, 아름다움과 정감을 노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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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에서 상징주의는 낭만주의와 상통하는 면이 있지만, 그 전개 과정은 사뭇 다릅니다. 낭만주의가 무엇보다 ‘감정‘의 표현에 치중했다면 상징주의는 ‘감정‘을 거부하고 논리적 유추를 바탕으로 하는 은유와 이미지, 상징 등을 주된 시학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상징symbol‘ 이라는 말의 어원에는 ‘하나로 만들다‘, ‘비교하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상징의 원리는 둘로 나누어진 것을 하나로 결합하는 것입니다.
사전에 보면 상징이란 "유형의 사물을 이용하여 무형의 주관적인 것을 표현한 것을 가리킨다."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곧 가시적인 것을 통해 불가시적인 것을 표현한 것이 상징이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하나의 이미지는 그 이미지가 지시하는 관념과 하나가 되이 의미를 점차 넓혀 가고 기호와 의미, 곧 형식과 내용의 합일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상징주의는 외관적으로 드러나는 세계를 유일한 현실로 보는 과학적 실증주의에 반대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는 ‘다른 세계‘의 상징이며 암호이고 시인이란 이 세상의 상징과 암호를 판독하고 해명해 내는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상징파 시인들은 대상을 정확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기를 거부하고 내면생활과 생존의 신비 속으로 파고들어 그것과 비슷한 세계의 이미지를 간접적인 표현, 특히 상징을 통해 전달하기를 추구합니다.
이 과정에서시각·청각·후각 등의 상호 교감, 즉 공감각적 표현을 통해 물질과 영혼이 교감하는 효과를 자아냅니다. 따라서 상징과 시인들에게는 ‘교향곡을 책으로 옮겨 놓는 기술‘에 견줄 만한 ‘연금술사‘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약속된 기호로서의 언어의 뜻에 의심을 품고, 암시나 수문을 통해, 매개물 없이 대상을 전치轉하려는 생각이 상징파의 근본적인 정신인데, 이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완전한 이해마저 부정하는데서 비롯된 ‘극단적 개인주의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상징파 시인들은 자신들이 자연주의자들처럼 과학자가 아니라 ‘천리안seer‘을 가진 사람, 또는 신비주의자로 생각했고, 눈으로 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 내기 위해 ‘주문‘ 작성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시인과 독자와의 직접적인 교류를 도모하려 한 것이지만, 이런 시도들이 가져온 애매하고 난삽한 표현으로 인해 오히려 해독 불가 현상을 가져오면서 독자와의 거리감을 증대시키고 말았습니다.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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