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20세기 회화의 출현
탁월한 미술사 입문서인 <서양미술사>에서, 곰브리치는 서양 미술이 세 단계에 걸쳐 발전했다고 말한다. 첫 단계에서는 화가들이 원근법이나 색 혼합을 이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이 아는 것을 그렸다.
두 번째 단계에서 화가들은 원근법과 색의 원리를 숙달했다. 그들은 이제 시제로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에 현실을 탁월하게 포착하는 능력을 지닌 사진술이 등장하면서 미술의 이 발전 흐름은 멈추고 말았다. 회화는 곰브리치가 묘사 세계에서 고유의 생태 지위라는 부른 것을 상실했고, "다른 생태 지위를 찾으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267쪽.
14. 뇌의 시각 이미지 처리 과정
대뇌피질의 양쪽은 각각 네 뇌엽으로 나뉘고, 각 뇌엽에는 덮고 있는 머리뻐의 이름을 따서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대뇌피질 양쪽의 전두엽은 대체로 집행기능, 도덕 추론, 감정 조절, 장래 행동 계획, 운동 제어를 담당한다.
두정엽은 촉감, 우리 몸의 지각 이미지 형성, 신체 이미지와 주변 공간의 연결, 주의를 담당한다.
후두엽은 시각 정보의 처리를 맡고 있다.
측두엽은 얼굴 인식을 포함하는 시각 정보와 청각 및 언어에 관한 정보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측두엽은 기억의 의식적 회상 및 기억과 감정의 경험을 담당한다. 이 기능들은 측두엽이 대뇌피질의 전뇌 아래쪽 깊숙한 곳에 놓여 있는 해마hippocampus, 편도체amygdala, 선조체striatum(줄무늬체), 시상halamus, 시상하부라는 다섯 구조와 연결된 결과다(그림 14-5).
해마는 최근에 형성된 기억의 부호화와 인출에 관여한다.
편도체는 우리 정서적 삶의 조율자다. 자율 반응과 호르몬 반응을 통해 감정 상태를 조절한다. 편도체도 전전두엽 피질 같은 다른 구조들과 협력하여, 의식적 감정의 생성을 비롯해 인지 과정에 감정이 미치는 영향을 매개한다.
281쪽.
14. 뇌의 시각 이미지 처리 과정 (2)
뇌에서 가장 작은 영역인 **중뇌에는 눈을 움직이는 기구가 들어 있다. 이 기구는 우리가 그림을 볼 때 무엇에 관심을 두는가를 포함하여 주변 세계의 대상 중에서 무엇을 관심 대상으로 선택하는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뇌의 배쪽 뒤판 영역 ventral tegmental area 에는 주의를 집중시키고보상을 예견하는 역힐을 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도 들어 있다.
비록 뇌의 양쪽 반구가 서로 똑같아 보이고 서로 협력하여 지각, 이해, 운동을 일으킨다고는 하지만, 양쪽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런 기능들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언어와 문법의 수용, 이해, 표현 - 말이든 수화든은 주로 **좌반구에서 일어나는 반면(그림 14-4), 언어의 음조는 주로 **우반구가 매개한다(그림 14-3).
***좌반구는 언어뿐 아니라 읽기와 셈을 담당하며, 지식을 논리적 분석적 · 계산적으로 접근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반구는 정보를 더 통합적이고 전체적이며 아마도 창의적이라고 할 방식으로 처리한다.
뇌, 특히 시각계는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까? 뇌는 먼저 감각 기관에서 받는 정보를 처리한다. 눈에서 오는 시각 정보, 귀에서 오는 청각 정보, 코에서 오는 후각 정보, 허에서 오는 미각 정보, 피부에서 오는 촉각, 압력, 온도 정보가 그렇다.
그다음에 이 들어오는 감가 정보를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분석하고 내적 표상, 즉 바깥 세계의 지각을 만들어 낸다.
적절한 지각이 형성되면, 뇌는 자신이 받아들인 정보에 맞추어 의도적인 행동을 일으킨다. 이런 방법으로 뇌는 감각 정보의 지각, 생각, 감정, 기억, 행동 ‘등 우리 정신생활의 모든 측면들을 통합한다.
내가 길을 가다가 맞은편에서 친숙한 얼굴의 두 사람을 보았다고 하자.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얼굴 ‘로의 이미지를 기익에 저장된 이미지들과 비교한다. 이렇게 계산을 거쳐 분석하고, 기억을 떠올리고, 행동을 일으키려면 엄청나게 많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 전달이 이루어져야 한다.
283쪽.
13.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 (1)
우리는 본능적인 감각적 쾌락뿐 아니라 더 고차원적인 심미적 · 사회적쾌락도 경험한다. 미술적 · 음악적 · 이타주의적, 심지어 초월적인 쾌락까지도 말이다. 이런 **고등한 쾌락은 아름다움과 추함을 평가할 때 그렇듯이 *어느 정도는 타고나고, 우리가 시각예술과 음악에 반응할 때 그렇듯이 *어느 정도는 획득된다.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볼 때 우리 뇌는 우리가 보는 다양한 모양, 색깔, 움직임에 크고 작은 의미를 할당한다. 이 의미 할당, 즉 시각적 미학은 미적 쾌락이 춥거나 더운 느낌, 쓴맛이나 단맛 같은 *원초적인 감각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준다.
그것은 환경의 자극 - 여기서는 우리가 보는 미술 작품으로부터 보상을 얻을 가능성을 추정하는 뇌의 특수한경로를 따라 처리되는 감각 정보의 고등한 평가를 나타낸다.
인생에서도 그렇듯 미술에서도 사람의 아름다운 얼굴만큼 즐거움는 시각적 대상은 거의 없다(그림 23-1), 매력적인 얼굴은 뇌의 보상 영역을 확성화하고 신뢰, 성적 매력, 성관계를 부추긴다.
448쪽.
23.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 (2)
오랜 세월 과학자들은 남녀의 **미의 기준이 임의적인 문화적 관습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었다. 사실 아름다움은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즉 보는 이의 눈(마음)에 달려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몇몇 생물학적 연구는 이 견해에 도전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들은 장소, 연령, 계층, 인종에 관계없이 ***인류가 무엇이 매력적인가에 관해 **무의식적인 공통의 기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람들이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특 ‘징들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번식력, 건강, 질병 내성을 시사하는 것들이다.
텍사스 대학교의 심리학자 주디스 랑글루아Judith Langlois는 전적으 ‘로 순수한 관찰자 - **생후 3~6개월밖에 안 된 아기도 이런 가치를 공유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얼굴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한 가지 특징은 **대칭성이다. 사람은 비대칭보다 대칭을 더 선호한다.
페레트는 좋은 대칭성이 좋은 유전자를 시사한다고 주장한다. 성장 할 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의 스트레스 요인에 시달리면 얼굴에 비대칭적인 성장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
자연에서는 이 정도의 대칭성을 찾아보기가 대단히 어렵다. (...) 화가는 얼굴의 매력을 빚어내는 가장 강력한 특징 중 하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작품에 탁월하게 적용한 것이 틀림없다.
450쪽.
23.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 (3)
대칭성 외에도 여성의 얼굴에서 보편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징이 더 있다. **초승달 모양의 눈썹, 큰 눈, 작은 코, 도톰한 입술, 가름한 얼굴, 작은 턱이 그렇다.
**남성의 매력적인 특징은 적용되는 기준이 다르다. 1960년대에 제럴드 거스리 Gerald Guthrie와 모턴 위너Morton Wiener는 (둥근 형태보다) 예리하게 각진 어깨, 팔꿈치, 무릎이 남성성 및 공격성과 연관이 있음했다.
튀어나온 턱, 턱선, 눈썹, 볼, 긴 하관 - 사춘기 때 테스토스테론 생산량이 늘어나 나타나는 특징들도 남성을 매력적이게 만든다고 여겨 진다. 이런 얼굴 특징들과 거기에 함축된 테스토스테론의 다량 분비는 성욕 과다뿐 아니라 비사회적인 행동, 공격성, 지배 성향의 가능성도 시사한다.
**남성에게서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특징은 가족을 부양할 자원ㅇ르 획득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고, 여성의 몸에서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특징은 특히 아이를 낳은 능력과 관련이 있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국적이나 배경과 상관없이 번식력의 상징인 커다란 가슴과 엉덩이를 지닌 여성을 아름답다고 본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런 전형적인 양상은 **문화에 상관없이 일관성을 보이지만 **지역적 가치에 따라 변형되며, 더 중요한 점은 **개인의 지식 및 사회적 관습과 가치에 따라서도 어느 정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452-4쪽.
23.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 (4)
현재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와 흡사하게, **사랑하는 이미지를 볼 때에도 *아름다움에 반응하여 *뇌의 배쪽 외측 영역뿐 아니라 보상을 기대할 때 반응하는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들도 활성을 띤다는 것을안다. 이 신경세포들은 **코카인 사용자가 코카인을 볼 때와 거의 똑같이, 실제 사람이든 그림이든 간에 사랑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볼 때 활성을 띤다.
로더가 사정상 47년 동안 아델레의 초상화를 자주 일상적으로 접 할 수 없었다는 점은 그의 도파민 신경세포들의 활성을 더 강화하는 역할을 했을지 모르며, 기회가 생기자마자 대단히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라도 이 걸작을 구입하려는 열의를 불태우는 데 기여했을지 모른다.
사랑하는 이미지나 사람에 대한 반응과 중독성 약물에 대한 반응 사이에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 준 것은 앨버트 아인슈타인 연구진이었다.
**도파민 체계는 보상을 담당하는 뇌의 핵심 체계다. 또 차이긴 했어도 여전히 상대방을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이미지를 보았을 때, 도파민 보상 체계는 더욱 활성을 띠었다.
따라서 **사랑은 보상 획득과 관련된 동기부여 체계가 관여하는 자연적인 중독인 듯하며, 감정보다는 ***충동상태 - 허기, 강증, 약물 갈망 -에 더 가깝다.
459쪽.
23.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 (5)
또 피셔 연구진은 **매력, 정욕, 애착의 생물학적 체계들이 따로따로 진화했다는 것도 밝혀냈다.
**매력은 개인이나 그 사람의 상징적 표상에 주의가 집중되는 것을 말하며, 매력에 홀리면 감정적으로 그 사람과의 결합을 갈망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그 사람이 계속 떠오르게 된다.
**한편 정욕은 성적 만족에 대한 갈망이다.
**애착은 또 다르다. 애착은 사회적으로 친밀하다는 감각이자, 차분하고 편안하고 감정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매력이 짝 찾기의 징조이고 정욕이 성행위와 번식의 징조인 반면, 애착은 육아의 핵심을 이룬다.
매력에는 도파민 체계가 관여하는 반면,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애착에는 펩타이드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을 분비하는 체계가 관여한다.
460쪽.
23.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 (6)
여기에서 한 가지 명백한 의문이 제기된다. 삶에서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전해지고 수렴되는 아름다움의 이상적인 기준에 전통적이 방식으로 이끌린다.
그런데 **미술에는 왜 그토록 다른 식으로 반응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목을 베는 여성으로 재현한 클림트의 유디트나 자신을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신경쇠약자로 그린 실레의 그림에 그토록 진정으로 매료되는 것일까?
이 질문은 분명히 예술 - 단순히 초상화가 아니라 모든 형태의 예술-의 더 큰 기능을 가리키고 있다. **예술은 우리가 결코 경험하지 못할수도 있거나 아예 경험하고 싶지도 않을 생각, 감정, 상황에 우리를 노출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예술은 우리에게 상상 속에서 온갖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탐구하고 시도할 기회를 준다.
초상화로 그려진 얼굴에서 아름다움과 추함 사이의 관계는 쾌락과 고통 사이의 관계에 대응한다. 아름다움이 뇌에서 추함과는 다른 별도의 영역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뇌가 아름다움과 추함에 부여하는 가치들은 하나의 연속체를 이루고 있으며, 둘 다 뇌의 같은 영역에서 일어나는 활성의 상대적인 변화를 통해 부호화한다. 이것은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하나의 연속체상에 놓여 있으며 같은 신경 회로가 담당한다는 개념과 들어맞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두려움과 연관짓은 편도체는 행복의 조절기이기도 한다.
462쪽.
미술에서 진리의 단일한 기준 따위는 없다고 주장한 빈 미술사학파의 창시자들은 아마도 예측했겠지만, 미적 판단은 대체로 감정 자극을 평가할 때와 동일한 기본 법칙을 따르는 듯하다. 행복에서부터 비참함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정을 평가할 때 우리는 **동일한 기본 신경 회로를 사용한다.
돌런은 편도체와 측두엽의 방추형 얼굴 영역이 표현되는 감정과 무관하게, 또 **의식적으로 지각되는지 **무의식적으로 지각되는지와 무관하게 얼굴의 이미지에 반응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463쪽.
현대 생물학에서 이루어진 발전은 우리가 더 **단순한 동물을 연구함으로써 인간 정신생활의 토대를 밝혀낼 수 있다는 다윈의 깨달음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만이 아니라 체형, 뇌 구조, 행동도 보전되어 왔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동물들과 두려움 및 쾌락의 기본 신경 메커니즘 중 일부를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관람자는 미술에 반응하여 감정과 경험을 처리하는 차원을 넘어서, 실제로 남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추론하려 시도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마음의 이론을 만들어 내는 뇌의 능력에서 나온다.
즉 남이 내 자신과 별개로 나름의 생각, 의도, 계획, 열망을 지닌다는 개념을 형성하는 뇌의 능력에서 유래한다.
에른스트 크리스와 언스트 곰브리치가 지적했다시피, 회화의 관람자는 화가가 모델의 열망과 목표에 관해 무엇을 전달하려 시도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초상화가 제공하는 이 마음 읽기 훈련은 어쩌면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유용할 수도 있다. 남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추론하는 우리의 능력을 갈고닦을 수 있기 때문이다.
4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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