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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들어줄래? - 문학과 명화로 본 10대의 진짜 속마음 ㅣ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콜라보 1
정수임 지음 / 서유재 / 2017년 1월
평점 :
‘내 말 좀 들어줄래?’는 현직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세계문학과 명화를 통해 우리 마음을 돌아보게끔 해준다. 내적, 외적으로 피로하고 지치기 쉬운 십대들의 갈등과 고민을 작품 속 상황과 인물을 따라가며 살펴볼 수 있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읽기로 끝나는 경우도 많으니 아쉬운 일이다. 작품의 중요한 논점을 나의 삶에 적용해보고 그것으로부터 위로받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뿌연 안갯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되는 청소년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 줄 만한 책이다.
1장과 2장으로 나누어 각각 9편의 문학작품과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짧은 작품속 발췌문을 읽으면 대화문이 실려있는데 너무도 익숙하게 들어봤을 법한 상황들이다. 우리 아이들 또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단순하게 정해진 답으로 풀어나가기에는 힘겹다. 당사자들도 주위 사람도 안타깝고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이에 대해 문학 작품은 차분히 말을 걸어온다. 작품 속 주인공의 상황에 쉽게 몰입하게 된다.
‘마음 엿보기’에서 중심 감정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는데 이것 만으로도 차오르던 감정에서 힘을 빼주는 역할을 한다. 한 걸음 물러나 내게로만 향했던 시선을 돌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림을 들여다 보며 화가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생각하다보면 ‘문학과 미술과 나의 삶’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서서히 마음을 추스르게 된다. 또 하나의 힐링북인 셈이다.
좋아하고 아끼는 작품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어서, 새로운 그림들 속 숨을 이야기를 배울 수 있어서 기뻤다. 감정과 문제들에 함몰되지 않고 때론 힘을 주는 문장, 때론 한 편이 되어 다독여주는 문장, 때론 용기내라고 지지해주는 문장으로 독자의 손을 잡아주니 저자의 사랑과 진심에 위로받게 된다.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딸아이의 고민들에 ‘넌 왜’라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건강하게 함께 있어주고 웃어주는 것도 감사할 조건들이다. 아이를 위해 기도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좋은 선생님, 좋은 멘토, 좋은 친구, 좋은 기회들을 만나기를’인데 오늘도 한번 더 기도하고 이 책을 권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