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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서 온 아이 ㅣ 숨 쉬는 역사 5
심상우 지음, 백대승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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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주니어 숨쉬는 역사 시리즈의 다섯 번째 도서 ‘신라에서 온 아이’는 독자를 천년 왕국 신라의 평화롭고 찬란했던 순간으로 초대한다. 화사한 금색과 진홍색이 눈에 띄는 책표지는 빛을 품은 듯 귀해보인다. 신라의 이야기가 얼마나 멋스러운지, 당장 경주를 찾아가 내가 읽었던 책 속의 장소들을 보고 싶어진다. 남은 것은 남은대로, 사라진 것은 사라진대로.
정수는 할아버지가 계시는 경주로 이사하게 되고 불국사 초등학교로 전학을 온다. 전학한 날 우연히 같은 날 전학온 무웅이와 무웅이의 할아버지를 만나고 둘은 친구가 된다. 정수의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정년퇴임을 하시고 지금은 경주 문화유산 해설가로 활동하신다.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는 경주는 발이 닿는 모든 곳이 특별할 수 밖에 없다.
할아버지와 경주 구경에 나서는 정수를 따라 나도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그 길목에서 배우는 신라의 이야기들은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경주의 옛 이름 서라벌, 한 나라의 도웁으로 천 년을 이어 온 곳이 오직 서라벌뿐이라니 자부심도 느껴진다. 석굴암을 거쳐 국립경주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동리목월문학관을 지나 에밀레종도 볼 수 있다. 전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종을 치는 행사를 했는데 요즘은 종이 훼손될까 봐 치지 않는다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 몽고의 침략으로 불에 탄 황룡사와 9층 목탑은 가장 마음 아프고 안타까움을 남긴다.
전학한 날 만났던 친구 무웅이와는 놀라운 비밀을 나누게 된다. 진정한 친구는 비밀을 지켜 줄 수 있어야 하고, 믿음과 용기가 있어야 해!(69쪽) 지금껏 현재의 경주를 보았다면 지금부터는 절대시간을 지나서 신라시대로 건너가게 된다. 정수는 날개옷이라고도 불리는 서라벌의 ‘요선철릭’을 입고 신라의 흙을 밟고, 사람들을 만난다. 신라의 자랑, 황룡사 9층 목탑의 온전한 모습을 보고 그 의미를 새길 수 있어 마음이 푸근해지기도 한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다 금방 있다가도 없어지지만, 마음에 담아 둔 것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거야.(150쪽) 책을 읽으며 먼 과거 속의 신라를 마음에 담아 사라지지 않게 붙잡은 듯한 기분이다. 이야기 중간에는 역사적 지식과 정보를 따로 담아 이해를 돕는다.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 등장 인물들의 대화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 올해는 아이들과 꼭 경주에 가봐야겠다. 물론 ‘신라에서 온 아이’를 먼저 챙겨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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