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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바위 ㅣ 하늘파란상상 9
우지현 글.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6년 5월
평점 :
‘울보 바위’ 제목의 글씨에도 눈물 방울이 맺혀있다. 빨강, 노랑, 파랑과 초록으로 채색된 표지는 원색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빨간 해님같은 바위는 왜 울고 있을까? 왜 눈물 대신 돌맹이들이 쏟아지는 걸까? 그림책 읽기에서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 면지보기! 아주 특별한 면지가 선물처럼 자리잡고 있다. 어느 바닷가에서 주었을까? 각양각색의 돌맹이들이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이게 다 울보 바위의 눈물인건가...점점 궁금해진다.
코끼리들이 살고 있는 코끼리 섬, 그 꼭대기에 있는 커다란 바위는 굵은 돌맹이 눈물을 쏟으며 울고 있다. 돌맹이 눈물에 얻어맞아 놀라면서도 아프니 코끼리들은 화가 날만도 했다. 할아버지는 ‘덩치만 큰 울보녀석’이라고 부르며 호통을 치셨다. 울보바위는 무섭다고 더 울고...할머니는 재미난 이야기책을 가지고 올라갔지만 깜빡 잊고 잔소리만 늘어놓으신다.
과자와 따끈한 차를 가져간 엄마 코끼리를 보자 자기 엄마가 생각나서 울보 바위는 돌맹이 눈물을 왈칵 쏟는다. 힘센 아빠 코끼리는 바위를 밀어보지만 떨어질까 무서워 더 울고 만다. 그런데 놀랍게도 꼬마 코끼리 덕분에 울보 바위는 산꼭대기에서 뛰어오르고 바다로 떨어진다. 즐거운 놀이가 시작된다.
울보 바위는 누굴까...우리 아이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돌맹이 눈물을 쏟듯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아이를 볼 때 쉽게 하는 대응들을 생각하게 된다. 윽박지르거나 강압적으로 판단한다. 할머니 코끼리가 등장하는 장면은 특히 나를 돌아보게 한다. 꼬마 코끼리가 가장 좋아하는 책,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가져갔지만 책을 읽지 못한다. 좋은 의도로 아이의 방문을 열었지만 결국 지적만 하다 나오고 후회하는 나 자신을 보는 것 같다. ‘너 때문에 말이다~, 너 때문에 말이지...’할머니 코끼리는 눈까지 감고 끝날 줄 모르는 잔소리에 취해있다. 아이는 무력감을 느끼고 산꼭대기에 엉덩이를 콕콕 찔리는 것처럼 마음에 상처받을 것이다.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들어줄 수 있어야 겠다. 오랫동안 외톨이였던 것이 슬펐던 울보 바위. 그 마음을 읽어준 아기 코끼리. 작은 아기 코끼리가 어쩌면 가장 힘이 세다. 친구가 되어주고 울보 바위의 마음에 기쁨을 선사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