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명화 에세이 - 소중한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명화 이야기
이경남 지음 / 시너지북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책들은 항상 궁금하고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림에 문외한이기도 하고 직접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아쉬움 때문이기도 하다. 짧은 시간동안에 저자는 빛나는 명화와 함께 화가의 인생을 보여준다. 저자 자신이 왕성히 활동하는 서양화가일 뿐만 아니라 긍정심리와 힐링을 그림과 접목시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래서 문장은 더욱 진솔하게 독자의 마음에 와 닿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느새 나 자신은 저자에게 귀 기울이며 이런 시간이 언제였는지, 현재의 내 모습은 어떤지, 나의 내일을 어떻게 설계하고 만들어가고 싶은지 빠져들게 된다.


중학교 때의 미술시간도 떠오른다. 수업시간 내내 선생님은 제리코와 드라크루와, 그들의 작품들, 시대적인 배경 등을 설명하셨다. 미술시간은 끝없는 필기의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고 적느라 팔이 아프고 깨알같이 채워진 노트는 몇 권이 되었다. 어린 마음에 속으로 그림을 못그리는 미술선생님이 분명하다고 결론 지었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수업은 별나라 이야기 같기도 하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책을 읽으며 환상적이었던 어린시절 그때의 미술교실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보며 저자가 처음으로 작품의 영혼과 대화한 것 같았다고 느꼈던 순간, 신들이 주로 등장하는 명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끊임없는 명화 속 이야기들 덕분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내가 무엇 때문에 속이 상했는지 잊어버리곤 한다(42)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피카소의 삶을 살 것인가, 고흐의 삶을 살 것인가?’는 물음 앞에 쉽게 내뱉는 말의 힘과 삶에 대한 태도를 생각해 보게도 된다. 올 여름 스탠포드 미술관에서 딸아이와 함께 감상했던 칼레의 시민을 되돌아보며 이야기 나누곤 숙연해진다.


명화와 더불어 저자의 솔직한 일상, 일상 중에 만났던 고통이나 무거움이 전해지며 예술로 지혜롭게 극복한 여정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야기가 살아있는 저자의 작품들도 실려있는데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이라는 생각에 근사하다. 재미있으면서도 고차원적인 그림의 세계가 펼쳐지려니 기대했는데 저자의 특별한 이야기들이 감동적인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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