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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 ㅣ 사계절 아동교양 문고 9
김향금 지음, 이갑규 그림 / 사계절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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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여러가지 장면들이 빠른 속도로 떠오른다. 이 책은 그런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책의 표지에는 성난 표정의 돼지가 '달빛
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라고 쓰여있는 종이를 들고 있다. 여러 동물과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절대로 벌어지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다.
동물들이 말을 하게 된 것이다.
농장의 돼지들부터 시작해서 닭이나 소,
말, 오리와 거위등의 농장동물들과 실험실에서 고통당하는 토끼, 동물원의 우리에 갇혀있는 코끼리와 침팬지, 회색 늑대, 사람들과 함께 지내던 개와
고양이까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에 참여한다. 사람처럼 말을 함으로써 서로 소통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모으고 입장을 내보인다. 사람제일주의를
내세우던 달빛도시의 나챙겨 시장은 이런 사태에 앞에 당황한다. 동물들에게 무관심하고 자신들의 불편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동물의 편에서
지지하고 이해하는 사람들도 주목받으며 그들의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결국은 '동물권리장전'을 새기고 함께 사는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간다.
재미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농장이나 실험실, 동물원의 동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된다.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동물들에 대해서 얼마나 모르고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돌아보게 한다. "사람들은 우리 동물들의 습성을 모르기에 옛이야기나 동물 우화에
나오는 동물들의 모습을 사실인 양 믿어 버립니다. 제멋대로 "탐욕스러운 돼지", "닭대가리", "욕심쟁이 늑대", "교활한 여우"라고 함부로
딱지를 붙이지요.(117쪽)"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된다. 극도로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들을 돌아보게 된다.
사람들과 동물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드러난
삽화는 그들의 마음을 잘 전달해준다. 다양한 의태어들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작가의 말을 읽으면 동물 권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다른 생명체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는
것이다. 인간들만을 위한 세상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따뜻한 세상을 기대하며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의 시선 또한 더욱
넓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