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1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1
서정오 지음, 이우정 그림 / 현암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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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이제 제법 커서 초등 고학년, 중학생이 되었지만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전집이 몇 질 있다. 그 중에서 80권이 넘는 옛 이야기 그림책 전집은 내가 특히 아끼는 책이다.

가끔씩 펼쳐 볼 때마다 의미를 되새기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며 오래된 것이 참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옛이야기 책은 글을 모르는 아이부터 지긋한 나이의 분들에게까지 나이와 상관없이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현암사에서 출간된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는 1996년 초판이 나온 이후로 어느덧 개정 2판이다. 특별히 이번에는 2권에도 100가지 이야기를 담아서 질적으로 양적으로 균형을 맞추기도 했다니 우리는 200편의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볼 수 있게 되었다.

 

구전으로 떠돌다 사라질 수도 있었을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다듬고 모양새를 정돈하여 우리의 손에 책으로 남겨준 것에 독자로서 감사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를 글로 써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자니 한계가 없을 수 없다. 그런 한계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에서, 이야기를 글로 쓸 때 될수 있는대로 입으로 전해온 맛을 그대로 살리려고 애를 썼다.(10쪽)"는 초판 머리말의 말처럼 감칠맛 나는 입말체는 이 책의 두드러지는 특징이자 장점이다.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고, 처음 만나보는 이야기도 있다. 이전부터 알고 있던 이야기가 새로운 입말체로 펼쳐지는 것을 읽으며 마치 이야기 마당의 현장 한가운데에 귀를 쫑긋하고 앉아있는 기분이 든다. 처음으로 알게 된 이야기는 신기하고도 흥미진진하다.

 

"옛날 옛날 오랜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고 까막까치 말할 적에,(26쪽)"

"부인이 시름에 잠겨 짓느니 눈물이요 나오느니 한숨이지.(27쪽)"

"이게 그 이야기니 어디 들어봐.(41쪽)"

"어저께는 우리 집에 밥 얻어먹으로 와서 한 그릇 줘 보냈지.(49쪽)"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하는 구절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하며 친근한 말투는 정겨움이 가득하다.

또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배경지식이 쌓이고 지혜를 얻게 된다.

아름다운 우리 말과 속담들, 풍성하고 멋진 비유, 재치있는 말놀이로 버무려진 부분 등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한껏 체험하게 된다. 우리의 전통이나 옛 것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자부심을 가지는 기회도 된다.

하나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같은 내용을 그림책으로 그림을 보며 다시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을 들고서 아이들의 잠자리 배겟머리에서 하루에 몇 편이라도 읽어주고 싶다. 스마트폰에게 빼앗긴 아이들의 시간을 보석같은 우리 이야기로 되찾아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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