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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ㅣ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 11
권수연 옮김, 귀스타브 플로베르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문학동네의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 시리즈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무척이나 설레이며 기다렸던 책이었다.
편협하게도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은 고전 뿐이라는 생각을 해왔고, 가능한한 완역을 읽는 것이 도리라는 신념은 점점 굳어져 갔었다.
그런데 작년에 독서치료를 공부하면서 한권의 책을 출판사별로, 말 그대로 완역부터 만화, 그림책까지 두루 소장하며 즐기시는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이런 나의 편견은 많이 깨질수 있었다.
명작을 만화로 보는 아이들을 나무라며 막아보려 애쓰다가 만화 전집을 구입해 주니 아이들은 무척 반겼다.
바램은 어떤 방식으로든 작품을 접하고, 그 계기를 통해서 때가되면 점차 완숙한 독서로 스스로 깊어져 가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선뜻 권하기 어려운 완역본을 읽기 전에 만나본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리즈였다.
그래픽 노블로서 그림체도 사실적이며 아름다울 것이라 기대했는데 소품이나 배경까지 보는 재미가 많았다.
내가 읽게 된 책은 '마담 보봐리'였다. 시리즈 12권 중에서 다른 책들을 많이 기대해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십대 후반에 삼중당 문고로 읽었던 내용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았고, 그 후로도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다시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문득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원에서 읽었던 아름다운 소설들처럼 자신의 인생이 그럴것이라고 기대했던 에마는 곧 결혼에 실망하고 지루하고 답답해한다. 그러다 만나게 되는 남자들에게 깊이 몰입하고, 악한 상인에게 큰 빚을 지고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다. 단순하고도 현실에 불만족하는 에마의 행동이 어리석고 경솔하다. 하지만 마지막의 그녀의 감정들은 안타깝고도 애처로왔다. 그리고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시대적 비극일까..
인물들의 생생한 표정과 통일감 있으며 세련된 색조 등이 내용을 풍부하게 살려낸다.
마지막에 훌륭하게 정리된 작가 소개와 작품해설, 연보는 시대상과 배경지식을 충실히 제공해줌으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제 완역으로 다시 읽으며 사실주의 소설의 참 맛을 느껴볼 것을 즐거운 숙제로 추가한다.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빨리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