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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보게된 푸근하고도 자상하게 웃고있는 저자의 사진은 책을 읽는 내내 햇볕같은 따스함을 전해주었다.
저자가 의료봉사때문에 방문하기 시작한 후로 제2의 고향 네팔에서는 인생을 100세로 본다고 한다.
이를 25년씩 4등분해서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보며 그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자가 띄우는 편지를
독자는 읽어보게 되는 것이다.
3-4쪽 분량의 편지들은 내내 줄을 치면서 때론 마음에 새기면서 읽어나가게 된다.
'부모님은 결국 당신의 자녀가 되어갑니다.'에서는 크고 그늘이 되어주셨던 부모님이 우리가 돌보아야 할 노인이 되어갈때에 기꺼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를 생각하게 한다.
자연에 대한 사랑, 그 중에서 산을 대하는 동양과 서양의 다른 자세를 알 수 있었고, 정신과 교수님이셨던 만큼 정신의학적인 말씀들도 단편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부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최고의 효도입니다'에서는 마음에 찔림이 많았다. 친근하게 매일 통화하는 엄마와 달리 소원하게 되는 아빠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든다. 부모님께 이야기 들어주는 자식이었다고 스스로 느낄 수 있다면 나중에 후회도 덜 될것이라고 생각된다.
교수로서 정년퇴임을 하시고 병원 입구의 안내원으로 뽑아달라고 청하셨던 일화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세상 구경이란 배움이라는 말씀, '스마트한 나만의 에이징 프로그램'도 알게 되었다. 나이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와 지혜등을 본받게 된다.
내가 가장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4부 겨울이었다.
삶을 떠나기 전에 가장 중요하고도 빛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며, 우리 부모님이 다가가는 시기이며, 또 내가 앞으로 가게 될 시기라서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된것 같다.
바로 그 시간을 살고 계시는 저자로부터 그 시간을 살게 될 내가 들을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선물이라는 생각에 감사하다.
저자는 5가구 13명이 뜻을 모아 한집을 짓고 함께 살고 계시다고 했는데, 너무 포근할 것 같고, 부럽고...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지나간 일화들을 듣는것이 참 즐거웠다. 어린 시절부터..정년퇴임...제자의 정년퇴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물 깊은 보물들을 도르레로 끌어올려 하나하나 펼쳐 보여주신듯한 자상한 목소리에 흠뻑 빠질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이 가득 느껴진다.
캘리그라피 박병철님의 아름다운 손글씨들은 하나하나 이야기에 액자를 씌워 보관한 듯한 정성어린 선물 같았다.
인생의 4계절, 어느 계절에 있는 누구에게라도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