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남자와 일주일을
배수아 글.사진, 베르너 프리치 사진 / 가쎄(GASSE)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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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필름에 담고자 애쓰는 독일 영화감독과 엘에이에서 함께 보낸 일주일간의 여행기록-이라는 책에 대한 설명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순수한 잠'을 촬영한다는 것이 특별한 발상이다 싶었다.

 

이 책의 목차들을 보면 자유로우면서도 다정다감하고, 경쾌하면서도 즐거운,

그리고 젊고 일상적인 여행을 상상할 수 있었다.

--LA 공항에서...선셋 대로...지진...여행지의 아침식사...모하비 사막에서....나무딸기 잼...황금색 드레스...--등등의 제목들이 나도 함께 가고싶다는 설레임을 준다.

그러나 이 여행은 특별한 여행이다.

 

 -자는 남자와 나는 최근 5,6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촬영여행을 떠나곤 한다. -

이렇게 잠자는 남자와 저자는 한국과 베를린에서 출발하여 LA에서 만나고 함께 글을 쓰고,

촬영을 하는 등 함께 또는 각자 작업을 한다.

여행을 몹시 좋아하거나,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한다거나, 우리가 일상적인 여행에서 그려보게 되는 그런 장면들은 없다.

 

이 특별한 여행에 독자로서 동행하는 내내 어떤 아쉬움이나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철저한 자유로움에 부럽기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들, 불안과 재미의 공존,

생각하고 느끼고 기록하는 솔직함과 재능에 감탄하기도 하면서 이 여행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읽어나가는 도중에는 '이건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인거같아..잠자는 남자는 가공의 인물이고....'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혼돈이 되기도 했었다.

이 사진들이 컬러의 사랑스러움이 함께 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렇지 않다. 이것이 최상이라고 느껴지게 된다.

 

--그러나 나는 편리하고 쾌적한 호텔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편리하고 쾌적해서가 아니라, 고급 호텔이란 장소는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하게 규격화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 장소에서 이야기는 스스로 성장할 힘을 잃는지도 모른다--

 

 

한번 읽기 시작한 후 끝까지 놓지 못할 만큼 흡인력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어렸을때 동경했던 실존주의의 작가들, 특히 시몬느 드 보봐르나 사르트르가 내내 떠오르기도 했다.

언젠가 LA를 가게 된다면 이 여행기가 선명하게 떠오를것 같다.

 

 

가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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