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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구할 것인가?
토머스 캐스카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얼마전에 남편의 권유로 교육방송의 한 프로그램을 같이 보았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하버드 특강 '정의'였는데 예상밖으로 몹시 흥미로와서 몰입해서 끝까지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토론을 해본다면 그 자체로서 무척 의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문학동에에서 출간된 '누구를 구할 것인가?'는 그때 다루어졌던 전차문제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전차 문제 The Trolley Problem'는 '전차학trolleyology'라는 익살맞은 이름의 학문 분야를 낳았다고 할 정도다.
근 50년 전에 영국의 철학 전문 학술지에 처음 발표된 한 사고 실험이 난데없이 전 세계 대학 캠퍼스와 교수 휴게실, 저녁 밥상, 종합지, 학술지에서 두뇌게임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는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
누구라도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대하여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하고, 자신의 입장을 논리에 맞게 전개하여 주장하고, 설명할 수 있는 주제가 된다.
요즘처럼 딱히 생각하는 것을 기피하고 싫어하며, 편하게 가벼운 영상이나 매체를 보며 웃을 수 있는것을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에서는 '치열한 사고'라는 것이 인간 본연의 가치임을 숙고하게 한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문제의 폭주전차가 돌진할 때 그대로 방관하여 앞의 다섯 명을 치게 할 것인가, 선로의 방향을 틀어 한명만 희생시킬 것인가'의 상황이 있다.
그리고 이와 조금 다른 또하나의 상황이 있다.
각각의 상황에 대하여 비슷한, 또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되는 판례들이 등장한다.
이에 대하여 경찰, 배심원, 검찰, 변호인, 교수, 심리학자, 주교, 이타주의자 등이 각각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다.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는 철학자들의 이론이 그때그때 간략하게 삽입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끈다.
---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행복해지는 것이 옳다(제러미 벤담)
--- 타인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이마누엘 칸트)
--- 좋은 의도였다면 나쁜 결과를 가져왔어도 허용한다(토마스 아퀴나스)
--- 세상 모든 일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데이비드 흄)
--- 좋은 것은 좋은 것일 뿐, 다른 무엇도 아니다(G. E. 무어)
---'명품 시계와 배고픈 아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피터 싱어)
---신은 죽었다(프리드리히 니체)
---불가피할 때는 악인이 돼라!(니콜로 마키아벨리)
정답은 무엇일까? 어떤 평결이 확정되었을까?
끝까지 토론에 참여하는 마음으로 집중하여 읽어나가게 된다.
사소한 일상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고 행동하며, 나의 동기와 선택을 최선의 것으로 다듬어야겠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가야겠다.
부분적으로 아이들과 공유하며 생각해보기에도 좋을것 같다. 청소년들은 함께 읽어보며 우리의 이성을 연마해갈 수 있으면 한다.
문학동네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