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두스, 네가 참 좋아 - 스페셜 에디션 핀두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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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벤 누르드크비스트의 『핀두스, 네가 참 좋아(2022)/풀빛』는 〈핀두스의 특별한 이야기〉시리즈의 2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다. 책은 국내 출간된 <핀두스의 특별한 이야기>시리즈 아홉 권 중에서 작가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이야기 다섯 편을 묶어냈다. 이것만으로도 독자는 가슴 뛰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핀두스의 특별한 이야기>는 한 작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작품만 읽을 수는 결코 없는 마성의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TV드라마 등 다양한 영상 매체로도 독자를 찾아오지만 책이 주는 물성과 읽을 때마다 달리 보이는 페이지 속 세상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게다가 식목일에 읽는 핀두스는 비단 위에 꽃을 더하는 격이었다.

작가의 선택을 받은 다섯 편은 , “핀두스의 새로운 놀이”, “여우를 위한 불꽃놀이”, “난 수탉이 필요 없어!”, “신나는 텐트 치기”로 이 중에서 “핀두스의 새로운 놀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이야기다. 다섯 작품이 한 권으로 모이니 책은 제법 묵직해졌다. 본문에 앞서 작가는 우리의 주인공 페트손 할아버지와 핀두스에 대한 정감 어린 소개로 문을 연다. “핀두스, 너 어디 있니?”는 페트손 할아버지와 아기 고양이 핀두스의 첫 만남을 “순간 밝고 따뜻한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어. 어느 여름날 아침 커튼을 걷을 때처럼.”(p.17)이라고 회상한다. 둘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이해하고 아끼는 표현, 우당탕탕 예기치 않은 사건 발생과 문제 해결, 이로 인해 얻는 지혜와 깨달음, 부정적인 감정에 직면했을 때 한 걸음씩 성장하는 법 등이 자연스레 녹아난 이야기는 독자를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신나는 텐트 치기”다. 이 작품이 포함되어서 기뻤다. 아이들도 나도 다 자라버린 후에 작년에야 알게 된 작품이라는 사실이 아까웠다. 그래서 초등 저학년과 중학년 학기 중, 또 방학 캠프에서 각각 다른 네 팀과 네 번의 수업을 진행했다. 활동지도 발문도 독후활동도 회를 거듭할수록 풍성해졌다. 친구들의 호응도 서로에게 즐거운 기운을 나누어 줬다. 과도해진 열정으로 전문 낭독을 녹음했는데 동화구연을 목표했으나 가족으로부터 “왜 할아버지랑 어린이 고양이 목소리가 똑같아?”라는 천연덕스러운 반문을 듣고는 폭발하기도 했다. 한 호흡으로 낭독하기에 만만치 않은 분량이라는 것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해할 것이다. 한 번의 버벅거림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낭패를 부른다. 몇 번의 실수는 과장해서 목소리 상실을 초래할지 모른다. 인어공주도 아닌데 말이다.

글도 그림도 완벽에 가까운 그림책으로 그림은 돋보기를 들고 봐야 한다. 급한 마음에 여전히 눈에 비친 것만 포착했을 뿐 제대로 보지 못했고 생기 넘치는 미지의 세계로 남겨진 채다. 페트손 할아버지가 아직 가보지 못한 피옐산 대목에서 오르고 싶었지만 오르지 못했던 나의 피옐산을 떠올렸다. 여전히 피옐산은 그 자리에 있다. 발에 차이는 무수한 걸림돌과 함께. 하지만 마지막 장면, 광 뒤의 피옐산에서 아침을 나누는 페트손 할아버지와 핀두스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것 아닐까. 깊은 울림을 여유로운 위트로 장식하는 장인의 작품, 내 사랑 핀두스 시리즈는 역시 최고다!

책 속에서>

할아버지는 뜰에다 불을 피우고 커피를 끓였어. 그러고는 농어를 구웠지. 마치 피옐산에 온 것처럼 말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에 기대앉아 깊은 한숨을 쉬었어.

“흐유, 아마 피옐산에서 먹는 농어구이와 커피 한잔과는 비교가 안 되겠지. 아무튼 내 생각엔 그래.”

“아니, 그럼 할아버지도잘 모르신단 말이에요?”

“그래, 사실 난 아직 피옐산에 가 본 적이 없단다. 그럴 형편이 안 되었거든. 그럴 시간도 없었고, 돈도 없었지. 하지만 틀림없이 멋있는 곳일 거야.”(p.125)



<서평단/ 출판사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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