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층 나무 집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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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그리피스의 『13층 나무집(시공주니어/테리 덴톤 그림)』을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앤디 그리피스의 기념비적인 첫 작품이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 2015년 이후, 7년이 지난 이 순간까지 13층씩 높아지는 나무집은 매니아 독자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일단 시리즈의 첫 책 “13층 나무집”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예의일 것이기에 빨갛고 노랗고 초록 가득한 표지부터 만나본다. 면지는 더 근사하다. 성장기에 한 번쯤 꿈꾸는 나무 위의 집을 평범한 상상력으로는 불가능한 환상 경지로가지 완성하고 있다. 어딘가에 있다고 믿어버리고 싶을 만큼, 책을 읽고 나면 그 소망의 실현은 한 뼘 가까워지리라 설레이는 마음으로 독자는 나무집 세계에 입성한다.

앤디와 테리, 두 친구가 사는 나무집 입구는 언뜻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나무사다리 위의 공간은 깨알 글씨와 흑백의 선으로 채워졌음에도 컬러풀한 면지의 화려함보다 매력적이다. 중요한 방과 장치를 설명하다 자기 소개를 하는 장면, “나무 집은 우리가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함께 책을 만드는 곳이기도 해. 나는 글을 쓰고 테리는 그림을 그리지.”(23p) 둘이 쓰고 그린 책 더미, 제목을 보니 두 친구가 조금 달라보인다. 출판사 사장인 큰코 씨는 두 친구에게 원고를 독촉한다. 마감은 내일 오후 5시 까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최악의 전 직장, 원숭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데 있을 수 없는일, 그렇다면 원고를 완성하는 수 밖에. 급한 중에 맞춤법 지적을 받자 하는 말, “이봐요, 로알드 달 작가 선생! 그렇게 글쓰기에 대해 잘 알면, 당신이 써 보지그래요?”(74p) 유쾌하게 받는다. 사실, 이 책에서 로알드 달이 언뜻 겹쳐보이기도 했다. 특히 “제임스와 슈퍼복숭아”는 제일 먼저 떠올랐다.

사건이 발생하고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고, 한 장면에 사로잡혀 “남은 평생을 머리에 유리병을 쓰고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94p)등 엉뚱한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는 와중에도 시간은 간다. 그러나 영리한 두 친구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식은 죽 먹기야, 앤디. 우리는 아무것도 구상할 필요가 없어. 오늘 하루는 정말 흥미진진했잖아.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걸 전부 다 쓰고 그리는 거야. 그럼 우리 책이 만들어지는 거지!”(227p) 그리고“이렇게 여러분이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우리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얘기!”(244p)라며 유쾌하게 끝난다. 아기자기한 소재들이 따로 도드라지지 않고 잘 연결되고, 결론까지 속도감 있게 마무리된다. 글쓰기 테마가 들어가 있다는 점, 시간에 쫓기면서도 성향이 다른 두 친구가 조화를 이루며 문제해결력을 발휘하는 점도 멋지다. 글과 그림의 자유로운 배치, 프레임이나 말주머니를 사용한 만화적 구성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초등 고학년 독서 동아리 어린이 친구들이 필독도서에 추가하기를 원했던 책이다. 그렇다면 첫 권과 마지막 권을 지정했는데 물론 모두 읽으면 나무랄 데가 없겠고 13층을 읽었으니 자연히 26층에 손이 제일 먼저갈 수도 있겠다. 친구들의 신나는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것 같다.

책 속에서>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거실로 올라갔다.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한눈팔면 안 된다. 변명도 안 된다. 하늘을 나는 고양이도, 거대 바나나 공격도, 왈왈 짖는 멍멍이도, 가짜 인어도, 나쁜 바다 괴물도, 팝콘 세례도, 레모네이드 마구 마시기도, 트림 가스로 가득 찬 풍선껌 풍선도, 마시멜로로 만들어진 트램펄린도 더는 안 된다. 우리가 할 일은 책을 쓰고 그리는 일뿐이다.(1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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