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독서의 힘 - 토론을 위한 논제 만들기
김민영 외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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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독서의 힘(북바이북)』은 김민영, 권선영, 윤석윤, 장정윤이 공저한 책으로 “토론을 위한 논제 만들기”라는 부제로 정체성을 드러낸다. 읽고 쓰고 전하는 모임, 학당의 강사들이 현장에서 체득한 귀한 깨달음 또는 방법론을 친절하게 펼쳐 보인다. 2014년 출간된 “이젠, 함께 읽기다(북바이북)”가 “독서 공동체 숭례문 학당 이야기”라는 부제로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열정과 긍정적 기운을 보여주었다면 “질문하는 독서의 힘”은 논제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머리말에서 김민영 저자는 질문을 어려워 하는 이유로 인정 욕구와 정답 강박증을 드는데 알고는 있었지만 성향이나 기분 문제로 모호하게 넘어갔던 부분을 제대로 지적받아 오히려 산뜻하다. 그렇다. ‘정답 강박증’은 현재 나의 큰 문제다. ‘저자의 의도’, 특히 세계 문학을 읽을 때 작가 의도에 배치되지 않을까, 그 맥락을 제대로 독해하고 있을까가 점차 무거운 숙제가 되어가는데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설레이는 마음이다.

 

 

1장의 “질문하는 독서를 위한 마음가짐”에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일 것, 나만의 질문 만들기를 권한다. 공감과 감탄만 즐겼을 뿐 정작 나를 들여다보지 못하고 ‘자동 동의 습관’에 길들여 지는 것(19p), 옳지 않다. 토론 현장의 풍경은 무척 생생해서 그 분위기가 느껴진다. 좋아하는 책들, 읽어야 하나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나오면 그저 신남과 조급함이 교차하며 그 분위기에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책의 바다에 푹 빠진 현장의 그들을 마냥 부러워하며 읽어야 할 책 리스트를 추가시킨다.

 

 

2장은 “홀로 책 읽는 이를 위한 질문 독서”로 비판적 독서의 시작점, “책에 푹 빠져서는 안 된다. 계속 읽고 싶어도 잠시 멈추고 눈이 머물렀던 문장에서 떠오른 내 생각을 들여다 보며 책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57p)”, 요즘 겨우 시작하고 있는 방법이다. 이번에도 유익한 팁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책을 읽는 이유가 뭔가요?(72p)”에서 잠시 멈추었다. 강연자는 “저는 변화를 경험하기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72p)”라 답하는데 그럼 나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불변할 가치, 진리를 간직하고 싶어서다. 삶의 본질(황당해?-다 그래-왜냐하면 으로 이어지는)을 통찰할 가능성, 경우의 수를 늘리고 싶다는게 현재의 내 답이다. 가치나 진리는 일직선상에 있지 않고 점차 폭을 넓힌다.

 

 

3장 “독서 모임을 위한 논제 독서”에서 본격적으로 논제 만드는 법을 다룬다. 또 한 번 읽어야 할 도서 목록이 쏟아진다. “문학 평론가 장석주는 글쓰기의 3대 적을 –두려움, 내면의 검열자, 나태-라고 말한다.(112p)” 나는 속으로 말한다. ‘들켰다!’라고. (두렵고 게으르고, ‘사실입니까?-난 모르오’의 반복과 핑계는 날로 늘어간다.) 논제의 유형, 좋은 논제의 특징, 논제문 형식 익히기와 자유논제, 선택논제의 예들을 엿볼 수 있다. 실전의 장이다. 4장 “독서 교육을 위한 논제 독서”는 가정과 학교에서 대상에 맞는 질문 만들기 법의 예를 다룬다. 부록으로 실린 “독서 토론 논제 만들기”에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소설/비소설) 대상 논제들을 담았는데 아끼는 작품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이 있어 반가왔다.

 

 

“질문하는 독서의 힘”은 한 번 읽은 후 “네, 알겠습니다”하며 덮는 책은 아니다. 앞으로의 독서 여정에 벗이 되어 이끌어 주고 필요한 동기부여를 해 줄, 책 친구들을 위한 발제에 여기 저기 넘기고 찾아봐야 할 책이다. 내가 답답해 하던 부분이 해소되기도 했고, 그렇지 못했을지라도 물꼬가 트이는 안도감을 선사해 주었다. 사례, 예시, 인용, 발췌가 많아 풍성했고 매끄러운 문장으로 잘 읽히고 쉽게 이해되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이제 남은 것은 다시 읽고 쓰는 일이 될 것이다. 언제까지일까, 물론 힘 닿는데까지. 마지막까지 할 일을 좀 더 잘 하기 위해서 바삐 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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