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샤를로트 길랑 지음, 샘 어셔 그림, 김지연 옮김 / 반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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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 길랑의 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BARN)는 그림작가 샘 어셔의 이름 때문에도 망설임 없이 선택할 작품이었습니다.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부터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기적시리즈의 작가이자 제 2의 퀸틴 블레이크로 불리기에 다시금 로알드 달의 책들을 꺼내오게도 합니다. “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의 표지에는 커다란 나무 뿐 아니라 무언가를 응시하는 아이들도 보입니다.아이들의 시선이 닿는 곳, 나무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생각하며 책을 펼칩니다.

 

처음에 나는 작고 동그란 도토리였어요. 나뭇가지에서 툭, 하고 떨어져서 땅 속에 묻혔지요. 그러다가 나는 자라기 시작했어요. 무려 수백 년 동안 말이죠. 그렇게 나는 나무가 되었답니다. 그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보았어요. 나는, 무엇을 보았을까요?(책 속에서)” 도토리가 자라 수백 년을 지내면서 보고 느끼고 경험할 것들을 상상케 합니다. 책을 한 장씩 넘길때마다 같은 구도의 동일한 화면은 특별한 차이점과 변화를 부각시킵니다. 참나무의 성장 과정이 가장 눈에 띄지만 시간의 흐름은 계절의 변화와 배경의 전환, 참나무 주변의 사람들로 시선을 붙듭니다. 특히 아이들의 모습은 놀이 형태와 복장의 변화로 보여줍니다.

 

아름답고 직관적인 그림 만으로도 참나무가 본 것들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글이 더해지면 한층 세밀하게 감정까지 공감하게 됩니다. 자연의 대변자인 참나무는 묵묵히 지켜봅니다. 나무들이 베이지고 숲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마을이 생기는 것과 쟁기질로 파헤쳐지는 주변의 땅, 도끼를 휘두르며 잘라낸 나무로 배를 만들고, 공장과 도시의 확장으로 좁아드는 땅, 증기 기관차, 굴착기, 비행기까지 지켜보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의 마음도 안타깝네요. 그럼에도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있었답니다.(책속에서)” 바로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에서, 생명을 이어갈 새 도토리에서 희망을 봅니다.

 

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를 읽으며 연상되는 작품은 버지니아 리 버튼의 1943년 칼데콧 상 수상작 작은 집 이야기입니다. 걸작 그림책의 반열에 올라있는 이 작품의 작은 집참나무로 대체하여 다시 한 번 독자를 일깨우고 울림을 주는 듯 했습니다. 책의 부록격으로 실린 한국사와 세계사의 굵직한 요약은 2020년 코로나 대유행까지 정리함으로 시간과 환경의 역습을 생각게 하고 1000년 후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참나무의 한 살이도 시간과 생명에 대해 숙고하게 합니다. 밝고 경쾌한 톤으로 진지하게 질문하는 그림책 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는 책을 덮은 후에도 긴 여운을 남깁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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