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에디션 제인 에어
구예주 지음, 서유라 옮김, 샬럿 브론테 원작 / 21세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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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예주의 『제인 에어(21세기북스/샬럿 브론테 원작)』는 샬럿 브론테가 1847년 커러 벨이라는 남성 필명으로 발표한 고전 명작을 일러스트 에디션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책은 물론 영화와 연극 등으로도 다양한 옷을 입고 지속적으로 대중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제인 에어의 용기있고 생생한 성장 이야기가 매번 감동을 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출판 당시의 원제목이 Jane Eyre: An Autobiography 엿듯이 자전적 색채는 독자의 몰입감을 높힌다. 어린왕자나 빨간 머리 앤이 콜렉터에게 설레임을 주듯이 제인 에어 또한 내게는 모두다 소장하리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제루샤 애벗이 읽는 소설 중 하나이며, 가까이는 제인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의 주인공 헬레네의 친구가 되어주는 책 제인 에어는 그렇게 빛 바래지 않는 현재의 동행자이기도 하다.

 

고전 명작을 만나는 최선의 방법은 완역 읽기가 정답이지만 그에 앞서 또는 그 이후에 또 다른 버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즐거움이다. 구예주는 일러스트 에디션 제인 에어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프롤로그에 설명하는데 기쁘고 보람되었을 애쓰는 순간들 자체가 그려지기도 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등장인물과 제인의 공간을 일러스트와 요약글로 보여주는데 이런 부분이 무척 매력적이다.

 

작가의 마음을 두드린 장면들은 일곱 장으로 담아냈는데 원작이 총 38700여쪽 이상의 분량임을 감안할 때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과도한 축약이 원전에 대한 편향된 관점을 제시할 수 있고 사라진 장면들에 대한 아쉬움을 남길 수 있지만 일러스트 에디션은 가능한 분량 내에서 균형있게 흔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붉은 방의 상징성, 기숙학교에서의 고통과 우정, 로체스터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까지의 과정 중 버사 메이슨으로 인한 긴장감이나 위트크로스에서의 고난도 엿보게 된다. 가장 인상깊었던 로체스터의 부름에 제인이 반응하는 부분도 오래전의 감동을 상기시킨다. 행간을 통해 꿈꿨던 장면들이 아름다운 색조와 풍부한 표정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니 이 책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제인 에어 재독을 위해 시간을 들여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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