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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문자 - 설형 문자에서 이모티콘까지 ㅣ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1
비탈리 콘스탄티노프 지음, 이미화 옮김 / 지양사 / 2020년 11월
평점 :
비탈리 콘스탙티노프의 『세계의 문자-설형문자에서 이모티콘까지-(지양사)』는 지양 청소년 과학 인문 시리즈를 여는 첫 번째 책입니다. 커다란 판형 가득 빼곡한 그래픽 노블은 시종일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문자’라는 지적이면서 예술적인 세계가 화면을 꽉 채우며 독자를 이끕니다. 좌 우 양면 분량으로 하나의 주제를 다루기에 집중적으로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도한 어려운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친절하게 핵심을 설명하지만 완전한 이해에 도달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마도 심오하기도 방대하기도 한 시간, 역사의 숨결을 요약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첫 장은 ‘말하기-그리기-쓰기’편입니다. 흥미로운 사실들을 만나게 되는데 전 세계 문자를 공동으로 코드화하는 국제표준화기구인 유니코드협회와 그 목표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문자를 모든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신생문자까지 포함하므로 매년 새로운 버전이 나오고 있다니(11p) 놀랍습니다. 문자체계의 분류와 종류도 한 눈에 볼 수 있네요. 단어문자 중 이모티콘은 2015년 그해의 단어로 선정되어 당당히 단어의 반열에 올라있다는 것도 새롭습니다.
두 번째 장 ‘세계 최초의 문자들’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어떻게 문자가 생겨나고 변화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문자 해독에 이바지한 인물들과 주요 사건들이나 특징도 담겨있어 자연스럽게 역사나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픽 노블의 장점이기도 하겠지만 각 지역의 지도와 역사적 상황은 물론 기본 글자들까지 최대한 기록하고 있어 이토록 대단한 작업이 과연 가능했을까 감탄의 연속이네요. 한 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보려면 꽤 시간을 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장 ‘문자의 창조자들’에 이르면 “한국 문자, 1446 한글”이 나옵니다. 자랑스런 순간이네요. 한 쪽을 할애하고 있지만 특징을 훌륭하게 전달합니다. “자음과 모음이 네모반듯한 모양의 음절 블록으로 구성된 한글은 논리적으로도 뛰어난 음소문자이다.(55p)” 음절 블록으로 표현한 점도 색다릅니다. 2천 개 이상의 언어가 있다는 아프리카 문자들은 눈으로 따라가기도 어렵네요.
“중간계 문자들”에서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은 작품에 등장하는 요정, 난쟁이, 호빗을 위해 15개 이상의 새로운 문자를 만들었다(68p)고 합니다. 저자 후기에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문자의 기호 집합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웹사이트를 안내합니다. 방대한 세계가 그 안에 있겠지요. 문자를 향한 저자의 열정과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읽는 내내 감탄이 멈추지 않는 지적 탐험이 되었습니다. 궁금하기도, 소중하기도, 더 많이 알고 싶기도 한 문자의 세계를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1201/pimg_7633401252749152.jpg)